대회 첫날 장준 이어 한국 선수단 두 번째 우승
이다빈, 월드태권도그랑프리 +67㎏급 금메달…김잔디는 동메달
2020 도쿄올림픽 은메달리스트인 한국 태권도 여자 중량급 간판 이다빈(26·서울시청)이 2년 6개월 만에 재개된 월드태권도 그랑프리에서 정상에 올랐다.

이다빈은 4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로마 포로 이탈리코에서 열린 2022 세계태권도연맹(WT) 월드태권도그랑프리 1차 대회 이틀째 여자 67㎏초과급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결승에서 푸에르토리코의 신예 크리스탈 위키스와 대결한 이다빈은 중요한 순간마다 왼발 머리 공격으로 승부에 쐐기를 박고 2-0으로 이겼다.

일반적으로 태권도 경기는 2분씩 3라운드로 치러 총 득점이 많은 선수가 승리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하지만 WT는 좀 더 재미있는 경기를 유도하기 위해 이번 대회에 3전 2승제를 도입했다.

라운드마다 승패를 가려 먼저 2승을 딴 선수가 승자가 된다.

지난해 도쿄올림픽 같은 체급에서 은메달을 수확했던 이다빈은 준결승에서는 홈 관중의 일방적 응원을 등에 업은 이탈리아의 마리스텔라 스미라글리아에게 역시 2-0으로 완승해 우승을 예감했다.

이다빈, 월드태권도그랑프리 +67㎏급 금메달…김잔디는 동메달
체급별 세계 정상급 선수들이 출전하는 WT 월드태권도그랑프리 시리즈가 열린 것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대유행 이전인 2019년 12월 초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개최된 파이널 대회 이후 처음이다.

이다빈은 2018년 대만 타오위안 대회, 2019 로마 대회에 이어 개인 통산 세 번째 월드그랑프리 우승을 달성했다.

우승 상금 5천 달러도 받았다.

이다빈은 "최근 경기 결과가 좋지 않아 불안한 마음이 컸다.

그래서 이번 대회 목표는 자신감을 되찾는 게 최우선이었다"라면서 "자신감을 100% 되찾았다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오늘의 기쁜 마음과 자신감 회복으로 이후 대회에서도 좋은 성적을 이어가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여자 67㎏급에 출전한 김잔디(삼성에스원)는 동메달을 땄다.

김잔디는 16강에서 도쿄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 마테아 옐리치(크로아티아)를 2-0으로 제압해 우승 기대감을 키웠다.

그러나 준결승에서 약체로 평가되던 줄리아나 알 사데크(요르단)에게 0-2로 무릎 꿇어 동메달에 만족해야 했다.

이다빈, 월드태권도그랑프리 +67㎏급 금메달…김잔디는 동메달
한편, 대회 첫날인 3일에는 도쿄올림픽 동메달리스트인 장준(한국체대)이 남자 58㎏급에서 우리나라에 첫 금메달을 안겼다.

장준은 도쿄 올림픽 준결승에서 뼈아픈 패배를 안기고 은메달을 획득했던 복병 모하메드 젠두비 칼릴(튀니지)을 결승에서 만나 2-0으로 누르고 깨끗하게 설욕했다.

이로써 장준은 2018년 러시아 모스크바 대회에서 처음 정상에 오른 이래 개인 통산 6번째 그랑프리 우승을 차지했다.

세계적인 태권도 스타 이대훈이 은퇴한 남자 68㎏급에서 새로운 기대주로 떠오른 진호준(수원시청)은 동메달을 획득하며 성공적인 월드그랑프리 데뷔전을 치렀다.

16강전에서 도쿄 올림픽 챔피언 울르그벡 라시토프(우즈베키스탄)를 2-0으로 꺾으며 파란을 일으킨 진호준은 준결승에서 알리 알리안(스웨덴)에게 1-2로 역전패해 아쉽게 결승 진출에는 실패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