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세혁 교체·박유연 부상…두산 김민혁, 프로 첫 포수 출전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 내야수 김민혁(26)이 동성중학교 졸업 후 처음으로 포수 마스크를 썼다.

주전 포수 박세혁(32)을 일찌감치 교체하고, 백업 박유연(24)이 투수 공에 왼손등을 맞은 터라 두산은 김민혁을 포수로 내세우는 고육지책을 썼다.

17일 서울시 잠실구장에서 열린 SSG 랜더스와의 홈경기, 김태형 감독은 1-8로 끌려가던 5회초 박세혁을 빼고 박유연을 투입했다.

박유연은 6회말 타석에서 SSG 선발 이반 노바의 시속 150㎞ 투심 패스트볼에 왼쪽 손등을 맞았다.

박유연은 간단한 치료를 받고, 1루에 나가긴 했지만 김태형 감독은 부상을 우려해 7회초에는 포수를 교체했다.

이날 두산 1군 엔트리에 이름을 올린 포수는 단 2명(박세혁, 박유연)이었다.

16일 포수 장승현을 2군으로 내리면서 포수 자원이 줄었다.

1군 엔트리 28명 중 포수 2명만 쓰는 건 일반적이다.

17일 프로야구 10개 구단에서 1군에 포수 3명을 둔 팀은 NC 다이노스뿐이고, 두산을 포함한 다른 9개 구단은 두 자리만 포수에게 할애했다.

박세혁 교체·박유연 부상…두산 김민혁, 프로 첫 포수 출전
박유연을 대신해 포수 마스크를 쓴 선수는 '1루수 자원' 김민혁이었다.

두산 관계자는 "김민혁은 광주 대성초교와 동성중에서 포수 경험이 있다.

동성고에 진학한 뒤에는 1루수와 3루수로만 뛰었다"고 전했다.

두산 1군 엔트리에는 '포수 출신' 김재환이 있다.

김재환은 2008년 포수로 두산에 입단했고, 1군에서 총 135이닝 동안 포수로 뛰었다.

하지만, 2014년 이후에는 포수로 뛴 적이 없다.

최근에는 몸 상태가 좋지 않아 좌익수가 아닌 지명타자로 출전하고 있어서 포수로 기용하기는 부담스러웠다.

김민혁은 두산 안방을 지키고자 애썼다.

그러나 전문 포수가 아닌 김민혁에게 투수의 변화구를 받는 건, 쉽지 않은 일이었다.

김민혁은 7회초 무사 1루에서 두산 우완 김명신의 포크볼을 떨어뜨려, 1루 주자 김민식의 2루 진루를 지켜만 봤다.

기록은 투수 폭투였다.

1사 3루에서 김명신은 포크볼로 추신수의 헛스윙 삼진을 이끌었지만, 김민혁은 또 공을 뒤로 흘렸다.

스트라이크 아웃 낫아웃 상황이 되면서, 추신수는 1루에 도달했고 3루 주자 김민식은 홈을 밟았다.

이번 기록도 김명신의 폭투였지만, 전문 포수였다면 몸 앞으로 떨어뜨려 추신수를 잡을 수 있는 공이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