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율 0.370으로 2위…뜨거운 5월 보내는 이대호
마지막이라 더욱 찬란한 롯데 이대호의 '봄날은 간다'
"어떻게 사랑이 변하니."
영화 '봄날은 간다'에서 상우(유지태)가 이별을 고한 은수(이영애)에게 한 유명한 말이다.

프로에서 마지막 '봄날'을 보내고 있는 이대호(40·롯데 자이언츠)는 말 대신 배트로 이렇게 말하는 듯하다.

"어떻게 사람이 변합니까.

"
이대호는 은퇴 시즌에도 변하지 않는 타격 능력을 뽐내며 구단 관계자들의 마음을 복잡하게 만든다.

리그 타율 2위(0.370), 홈런 공동 9위(5개), OPS(출루율+장타율) 7위(0.903)를 달리는 선수를 내년부터는 볼 수 없기 때문이다.

이제 한동희(23)라는 후계자가 생겼지만, 롯데는 내년부터 '조선의 4번 타자' 빈자리를 누구로 채울지 고민이다.

"앞으로 10년은 더 뛰어줬으면 좋겠다"는 래리 서튼(52) 롯데 감독의 말이 단순한 농담으로 들리지 않는 이유다.

이대호는 계절을 가리지 않는 타자다.

2007년 이후 통산 월간 타율 3할을 넘기지 못한 때가 한여름인 7월(0.282)과 시즌 막판인 10월(0.282)뿐이다.

마지막이라 더욱 찬란한 롯데 이대호의 '봄날은 간다'
그중에서도 봄에 더욱 돋보이는 성적을 냈다.

4월 타율은 0.343이고, 흔히 '계절의 여왕'이라 부르는 5월은 타율 0.349로 가장 높았다.

5월에는 홈런(53개)과 타점(188점)도 가장 많았고, 월간 OPS가 1.000을 유일하게 넘는 달도 5월(1.023)이다.

프로에서의 마지막 5월을 보내고 있는 올해도 월간 타율 0.396으로 4할에 육박하는 타율을 유지한다.

불혹을 넘겨 규정 타석을 소화한 사례는 KBO리그 역사상 4번에 불과하다.

2006년 펠릭스 호세(롯데)와 2016년과 2017년 이승엽(삼성 라이온즈), 2016년 이호준(NC 다이노스)뿐이었다.

이중 타율 3할을 넘긴 건 이승엽의 40세 시즌인 2016년(0.303)이 유일했다.

이대호는 '역대 40세 최고 타율'까지 갈아치울 기세다.

마지막이라 더욱 찬란한 롯데 이대호의 '봄날은 간다'
여기에 KBO리그 최고령 타격왕도 꿈만은 아니다.

2013년 이병규(LG 트윈스)는 39세로 타율 0.348을 기록해 리그 이 부문 1위에 올랐는데, 뜨거운 타격감을 자랑하는 이대호는 현재 타격 1위 호세 피렐라(삼성 라이온즈·0.395)를 추격하고 있다.

롯데뿐만 아니라 야구계 안팎에서는 조심스럽게 이대호가 은퇴를 번복해야 한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그러나 이대호는 "이미 2년 전 FA 계약을 하며 약속한 일"이라며 확고하게 못 박은 바 있다.

마지막 불꽃이라 더욱 찬란하면서 아쉬운 이대호의 5월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