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 갈림길에서 이 악물고 훈련…"해설위원으로 참가했던 베이징올림픽이 자극제"
쇼트트랙 이정수, 6시즌 만에 대표팀 복귀 "가슴이 뛴다"
2010 밴쿠버동계올림픽 쇼트트랙 2관왕에 빛나는 '베테랑' 이정수(33·서울시청)가 무려 6시즌 만에 대표팀에 복귀했다.

이정수는 8일 서울 노원구 태릉 빙상장에서 열린 KB금융그룹 제37회 전국남녀 종합 쇼트트랙 스피드스케이팅 선수권대회 겸 2022-2023 국가대표 선발전 마지막 날 경기에서 종합 7위를 차지하며 대표팀 막차를 탔다.

이정수가 태극마크를 단 건 2016-2017시즌 이후 6시즌 만이다.

이정수는 말 그대로 파란만장한 선수 생활을 했다.

그는 밴쿠버 올림픽 2관왕에 오른 뒤 부상과 부진 끝에 소치동계올림픽 출전권을 따지 못하고 스피드스케이팅으로 전향했다.

결과는 좋지 않았다.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하고 쇼트트랙으로 다시 돌아왔다.

그는 2018 평창동계올림픽과도 인연이 닿지 않았다.

2017년 월드컵 대회에서 금빛 질주를 하며 재기에 성공하는 듯했지만, 평창올림픽 대표 선발전에서 8위에 그쳐 태극마크를 놓치고 눈물을 흘렸다.

이정수는 또 다시 스피드스케이팅으로 전향해 평창올림픽 출전을 노렸으나 이마저도 실패했다.

평창올림픽 이후 쇼트트랙으로 다시 돌아온 이정수는 지난해까지 선수 생활을 이어가다 베이징동계올림픽 선발전에서 낙마한 뒤 해설위원으로 변신했다.

경기복을 벗고 정장을 입은 이정수는 선수 생활에 마침표를 찍는 듯했다.

무적 상태였던 이정수는 지난 3월 서울시청의 러브콜을 받고 다시 스케이트 끈을 동여맸다.

그리고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7위를 기록하며 당당하게 다시 태극마크를 달았다.

대표팀 선발전이 끝나고 인터뷰에 나선 이정수는 "사실 기량이 떨어지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여파로 훈련을 제대로 못 하면서 은퇴를 고려했다"며 "서울시청의 제의가 왔을 때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했다.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노력한 게 좋은 성과로 이어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해설위원으로 찾은 베이징동계올림픽에서 선수들의 플레이를 보며 많은 자극을 받았다"며 "다시 한국을 대표해 뛸 수 있게 돼 설렌다"고 밝혔다.

가족 이야기도 빼놓지 않았다.

이정수는 "국가대표로 선발돼 훈련 수당을 받게 됐다"며 "그동안 힘이 된 아내에게 작게나마 보답할 수 있어 기쁘다"고 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