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아이 출제 데이터 경진대회서 참가자들 '배럴' 재정의
MLB와 큰 격차 어떻게 볼까…'KBO판 데이터' 산출 시도 '눈길'
과학의 발달로 시·공간의 개념이 허물어진 요즘, 최고의 스포츠 스타들이 뛰는 무대를 실시간으로 시청하면서 우리나라 팬들의 눈높이는 세계적인 수준으로 올라갔다.

그러나 나라별, 리그별 실력 차는 여전히 존재한다.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와 KBO리그, 축구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와 K리그를 아직 같은 선상에서 비교할 순 없다.

리그 수준이 다른 만큼 기록의 가치도 당연히 다를 수밖에 없는 현실에서 세계 최고의 리그와 큰 격차를 보이는 데이터를 우리 실정에 맞게 다시 정의하려는 시도가 있어 눈길을 끈다.

11일 KBO리그 공식 기록·통계회사인 스포츠투아이(이하 투아이)에 따르면, 데이터 활용 촉진과 우수 인재 발굴을 위해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NIA)이 2013년부터 주최하는 '빅 콘테스트'에서 데이터 분석 분야 챔피언리그 스포츠 테크 최우수상을 받은 두 팀이 MLB 기록인 배럴(barrel)을 KBO리그에 맞춰 새로 규정했다.

MLB 사무국이 홈페이지에 설명한 내용을 보면, 배럴은 타율 0.500, 장타율 1.500 이상을 찍을 수 있는 타구의 발사 각도와 타구 속도의 집합체다.

MLB가 빠른 볼과 홈런의 시대, 수비 시프트의 시대에 접어들면서 타구 속도와 발사 각도는 '뜬공 혁명'의 주요한 데이터로 평가받는다.

KBO리그 각 구단도 지구촌 추세에 발맞춰 두 지표를 중시한다.

'배럴'에 드는 타구는 메이저리그 기준으로 타구 속도 시속 98마일(약 157.7㎞) 이상, 발사각도 26∼30도의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

'FUN'과 'DA DE져쓰'는 빅 콘테스트에서 투아이가 출제한 '프로야구 배럴(barrel)을 통한 타자 성적 예측'을 풀며 MLB의 기준을 KBO리그에 적용하기 어렵다는 점을 인식했다고 한다.

'FUN'팀은 먼저 MLB와 KBO리그의 타구 속도 분포가 크게 다르며 MLB에서는 타구당 배럴 비율이 7% 안팎이지만 KBO리그에선 1%에도 못 미쳐 배럴을 따지는 게 의미 없다고 결론내렸다.

이 팀은 기존 타구 속도, 발사각도라는 두 지표 외에 구장·구종 요인을 추가하면 KBO리그에 맞는 정확한 지표를 뽑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DA DE져쓰'팀은 KBO리그 선수 기록과 구장별 변수를 바탕으로 KBO리그식 배럴 타구의 기준을 새로 계산해 타율 0.590, 장타율 1.350이라는 수치를 제시했다.

두 팀은 상금 300만원씩 받았다.

투아이 관계자는 "참가자들이 데이터 단순 해석을 넘어 여러 통계 분석 기법으로 선수 성적 예측의 정확성을 높였다"며 "앞으로 타순 배정, 연봉 계약 등 다양한 영역에서 활용 가능성을 봤다"고 평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