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문 구단으로서 가장 많은 팬덤 보유한 타이거즈 단장직 꿈꿔와"
장정석 KIA 신임 단장 "책임감 막중…왕조 이어갈 시스템 구축"
프로야구 KIA 타이거즈의 새 단장으로 선임된 장정석(48) 전 키움 히어로즈 감독은 24일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면서도 "진짜 너무 행복하고 기분이 좋다"고 운을 뗐다.

KIA 구단은 조계현 단장의 사퇴 이후 23일간 공석이던 단장에 장정석 전 감독을 임명했다.

3년간 히어로즈를 지휘한 뒤 2020년 KBSN 해설위원으로 2년간 현장을 누빈 장 전 감독은 이제는 야구단 실무 총책임자인 단장 타이틀을 달고 현장에 복귀했다.

장 신임 단장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명문 구단이고 가장 많은 팬덤을 보유한 KIA 타이거즈의 단장을 언젠가는 해보면 좋겠다고 생각하곤 했었다"며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구단의 단장으로 선택받아 행복하다"고 기쁨을 나타냈다.

KIA는 성적 부진의 책임을 물어 1일 맷 윌리엄스 감독과 상호 협의로 1년 남은 계약을 해지했다.

이화원 대표이사와 조계현 단장도 같은 날 동반 사임했다.

KIA의 신임 대표 이사로 부임한 최준영 기아 부사장은 구단의 보고를 받고 조용히 단장과 감독 적임자를 물색해 왔다.

장 단장은 한국시리즈가 끝날 무렵 최준영 대표이사 등 기아 구단 고위층을 만나 단장 면접을 봤고, 이날 최종 '합격 통지'를 받았다.

마이크를 들고 2년간 지켜본 KIA의 야구는 "아쉬웠다"고 장 단장은 평했다.

어떤 부분이 아쉬웠는지 장 단장은 말을 아꼈다.

대신 KIA의 숙제를 제대로 해결하겠다는 포부를 확실히 밝혔다.

장 단장은 "명문 팀으로 오랜 기간 군림해온 KIA 타이거즈에 기본적인 시스템이 구축됐는지를 살펴볼 예정"이라며 "구단이 반드시 갖춰야 할 어떤 시스템을 구축했는지, 선수들을 위해 어떤 부분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지, 끈끈하고 강한 팀이 되기 위한 체계를 갖췄는지 등을 점검하겠다"고 했다.

아마도 이런 시스템이 불안했기에 KIA는 2017년 한국시리즈 우승 후 다시 내리막을 탔는지 모른다.

장 단장은 "데이터 분석, 트레이닝 파트, 스카우트 파트 등을 분석하고 점검해 과거 타이거즈 왕조의 시간이 다시 이어질 수 있도록 힘쓰겠다"고 의욕을 보였다.

1996년 프로에 데뷔해 현대 유니콘스에서 6년을 뛰고 2002년 KIA로 이적한 장 단장은 2004년 은퇴했다.

KIA에서 3년을 머물러 구단 직원, 코치진에 반가운 얼굴들이 많다.

은퇴 후 유니콘스를 인수해 재창단한 히어로즈 구단에서 운영팀장을 맡아 프런트 세계를 먼저 경험한 장 단장은 2017∼2019년 3년간 히어로즈를 지휘하고 2019년엔 한국시리즈 무대도 밟았다.

히어로즈 구단은 넉넉지 않은 살림에도 유망주 스카우트·육성에서 탁월한 능력을 발휘해 두산 베어스와는 또 다른 '화수분' 야구를 펼치는 팀으로 유명하다.

KIA 구단은 히어로즈 구단의 이런 유전자를 팀에 심어주기를 장 단장에게 바란 것으로 보인다.

장 단장은 "25일 광주에 내려가서 본격 업무를 시작한다"며 "최 대표이사님과 만나 감독 선임, 자유계약선수(FA) 영입 등 전력 보강 현안을 본격 논의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