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형 감독 "선수들 부담 느끼지 않았으면"…허경민 "7년 연속 KS 진출 자부심"
'벼랑 끝' 두산 김태형 감독·허경민 "우리 잘해 왔잖아요"(종합)
1패만 하면 한국시리즈(KS) 준우승의 아픔을 겪어야 하지만, 김태형(54) 감독과 두산 베어스 선수들은 "지금까지 잘해왔다"고 서로를 격려한다.

혹시 올해 KS 패자로 남더라도 한국프로야구 KBO리그 최초로 와일드카드 결정전, 준플레이오프(준PO), PO를 뚫고, 7년 연속 KS 진출의 신기록을 작성한 뿌듯함 만은 간직하고자 한다.

김태형 감독은 18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리는 kt wiz와의 KS 4차전을 앞두고 "경험 많은 선수들은 (포스트시즌에서) 못할 때 받는 비난의 강도를 잘 알고 있어서 부담을 느끼는 것 같다"며 "선수들은 충분히 잘해주고 있다.

결과는 감독이 책임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두산은 KS 1∼3차전을 모두 내줘 코너에 몰렸다.

남은 4경기 중 1패를 기록하면 KS 우승컵을 내준다.

정규시즌 4위 두산은 기적처럼 KS에 올라왔지만, 체력 문제 때문인지 좀처럼 KS에서 예전의 경기력을 펼치지 못하고 있다.

김태형 감독은 "체력 문제도 무시하지는 못한다"며 "그렇지만 선수들이 7년 연속 KS 진출한 것만으로도 대단한 것이라고 여기면서 경기에 임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어제 박건우는 적시타를 치고 마치 KS 7차전에서 역전타를 친 것처럼 만세 부르더라"라며 "선수들은 정말 잘해주고 있다"고 재차 강조했다.

김 감독은 아울러 "우리들 사이에서도 지난해에는 '이번(2020년)이 우리가 KS에 진출하는 마지막 해가 될 수 있다라는 말이 나왔는데 또 올라오지 않았나"라며 "충분히 잘해 왔으니까, 선수들은 열심히만 해줬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벼랑 끝' 두산 김태형 감독·허경민 "우리 잘해 왔잖아요"(종합)
내야수 허경민(31)의 생각도 같다.

허경민은 "이번 KS가 어떻게 끝날지 모르지만, 7년 연속 KS에 진출 기록은 깨지기 어려울 것"이라고 자부심을 드러내며 "최고참 이현승 선배부터 막내 안재석까지, 'KS를 한 경기라도 더 하자'라는 마음으로 뭉쳤다.

굳이 말하지 않아도 서로의 마음을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가 이길 때는 좋은 기사가 많이 나오고 격려도 많이 받지만, 지금처럼 연패를 당하면 좋은 기사가 나오지 않는다"며 "솔직히 마음이 편하지는 않다.

이번 KS에서도 우리 선수들이 정말 잘하고 싶은 마음으로 열심히 한다는 건 알아주셨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이날 두산은 정수빈(중견수), 박건우(우익수), 호세 페르난데스(지명타자), 김재환(좌익수), 강승호(2루수), 양석환(1루수), 허경민(3루수), 박세혁(포수), 박계범(유격수) 순으로 타순을 짰다.

전날 3차전과 동일하다.

김태형 감독은 "정수빈과 박건우의 타격감이 괜찮아 보이고, 현재 타순이 좋아 보여서 바꿀 이유를 찾지 못했다"고 말했다.

투수 운용에 관한 질문엔 "선발 곽빈은 정해둔 한계 투구 수가 없다"며 "이승진이 바로 대기 한다.

이영하와 홍건희는 최근 좋은 모습을 보이지 못했다"고 밝혔다.

두산 사령탑과 선수들은 코너에 몰린 상황에서 지나온 길을 돌아보며 마음을 다스렸다.

'왕조의 자존심'을 품은 두산 선수단은 "KS를 한 경기라도 더 하겠다"는 각오로 4차전에 나선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