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포스트시즌 9경기 중 8경기 '선취점=승리'
2021년 가을은 '선취점 시리즈', 한국시리즈 3차전은 어떨까
야구에서 선취점은 중요하다.

리드를 잡는다는 건 심리적 우위를 점한다는 말과 같다.

특히 분위기 싸움이 중요한 포스트시즌에선 누가 먼저 상대의 기세를 꺾느냐에 따라 승부가 쉽게 갈린다.

올해 포스트시즌은 그 정도가 더욱 심하다.

선취점이 거의 예외 없이 승리의 보증수표가 됐다.

올해 포스트시즌은 와일드카드 결정전 2경기, 준플레이오프(준PO) 3경기, PO 2경기, 한국시리즈(KS) 1, 2차전까지 지금까지 총 9경기가 치러졌다.

이중 PO 1차전을 제외한 8경기(88.9%)에서 모두 선취점을 올린 팀이 승리했다.

비단 올해뿐만이 아니다.

지난해 포스트시즌 13경기에서도 12번이나 선취점을 뽑은 팀이 이겼다.

결과론적으로 보면 올 시즌 정규리그 4위로 와일드카드 결정전부터 시작해서 준PO, PO를 거쳐 KS까지 올라온 두산 저력의 핵심도 선취점을 뽑아내는 능력에 있다.

객관적인 전력에선 준PO과 PO에서 각각 격돌한 LG 트윈스, 삼성 라이온즈가 두산에 앞섰다.

긴 휴식에 따른 체력적인 우위는 말할 것도 없다.

하지만 선취점을 내주는 바람에 LG와 삼성은 분위기가 위축됐고, 결국 제대로 힘도 써보지 못하고 무릎을 꿇었다.

2021년 가을은 '선취점 시리즈', 한국시리즈 3차전은 어떨까
삼성은 PO 1차전에서 1회말 먼저 2점을 뽑았지만 2회초 곧바로 3점을 허용하며 선취점의 이점을 거의 누리지 못했다.

보통 마운드가 취약하면 선취점을 내고도 이기기가 쉽지 않지만, 두산은 주축 구원투수들(이영하, 홍건희)의 맹활약을 앞세워 리드를 끝까지 지켜냈다.

반대로 KS에선 kt wiz가 1, 2차전 모두 선취점을 내며 분위기를 탔다.

역으로 쫓아가는 입장이 된 두산은 1차전에서 그 부담감을 반영하듯 결정적인 실책 2개로 kt에 달아나는 점수를 내줬다.

2차전에선 1회초 무사 1, 2루 찬스에서 호세 페르난데스의 잘 맞은 타구가 2루수 박경수의 그물망 수비에 걸려 선취점 찬스를 아쉽게 놓쳤다.

반면 수비 하나로 경기 초반 흐름을 가져온 kt는 1차전에 이어 2차전을 모두 잡아내며 통합 챔피언 등극에 2승만을 남겼다.

두산과 kt는 17일 오후 6시 30분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3차전을 벌인다.

벼랑 끝에 몰린 두산은 리그 최고의 외국인 투수 아리엘 미란다를 앞세워 반격을 노린다.

kt는 오드리사머 데스파이네가 선발 등판한다.

PO 1차전처럼 다시 깨질 수 있지만, '선취점=승리' 공식이 3차전에서도 이어질지 지켜보는 건 색다른 재미다.

선취점을 내기 위한 양 팀 벤치 싸움도 새로운 관전 포인트가 됐다.

2021년 가을은 '선취점 시리즈', 한국시리즈 3차전은 어떨까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