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너진 선발진' 이끄는 두산 '안방마님'…준PO 타율 6할 맹타
두산 박세혁 "투수가 힘 떨어져도 못 느끼게 하는게 포수 역할"

'가을야구' 시작 전만 해도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의 이른 탈락을 점치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두 명의 외국인 투수 아리엘 미란다와 워커 로켓이 일찌감치 포스트시즌 엔트리에서 이탈하며 두산은 정상적인 선발 로테이션 가동이 불가능한 상황으로 몰렸다.

하지만 두산은 키움 히어로즈와의 와일드카드 결정전을 통과한 데 이어 준플레이오프(준PO·3전 2승제)에선 LG 트윈스와 1승 1패로 팽팽한 대결을 이어가고 있다.

3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LG와의 준PO 3차전을 앞두고 만난 두산 포수 박세혁(31)은 이러한 선전의 이유를 묻자 "팀 색깔인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두산은 한두 선수가 빠진다고 티가 나는 팀이 아니다"라며 "그 선수들이 빠져서 못했다는 소리, 떨어졌다는 소리를 듣는 게 남은 선수들에겐 스트레스이자 부담"이라고 강조했다.

두산의 이 같은 저력의 밑바탕에는 박세혁이 있다.

박세혁은 앞선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선 1999년생의 젊은 두 선발 투수인 곽빈, 김민규를 잘 이끌었고, 준PO 1차전에서도 최원준과 환상의 호흡을 자랑했다.

공격에서도 준PO 2경기에서 타율 0.600(타수 3안타), 1타점을 기록하는 등 공수 양면에서 기둥 역할을 훌륭하게 해내고 있다.

그는 이에 대해 "포수는 투수를 믿어야 한다.

그래야 투수가 따라올 수 있다.

투수력이 약해진 건 사실이지만 그걸로 인해서 경기가 좌지우지됐다는 말을 듣기 싫어서 조금 더 준비를 많이 했다"고 설명했다.

두산 박세혁 "투수가 힘 떨어져도 못 느끼게 하는게 포수 역할"

젊은 투수들의 연이은 호투에 대해선 "어린 선수들이기 때문에 더 겁 없이 던질 수 있다"며 "나이를 먹을수록 야구가 어렵다고 하지 않나.

그만큼 생각도 많아지고 책임질 게 많아지기 때문인 것 같다"고 부연했다.

이어 "아무래도 일정이 타이트하다 보니 힘에 부치는 표정이 보이거나 악력이 떨어진 느낌을 받을 때가 있다"며 "그것 또한 생각하면서 이끄는 게 포수의 역할이다.

투수가 힘이 떨어져도 떨어진 걸 못 느낄 수 있도록 포수가 잘 케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타율 6할의 맹타에 대해선 "후반기 끝나기 전에 타격감이 괜찮아졌다고 느껴져서 유지하려고 노력했다"며 "좀 더 집중하고 팀에 보탬이 되는 배팅을 하고자 했던 게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박세혁은 2018시즌이 끝나고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은 양의지가 NC 다이노스로 떠나면서 그 자리를 꿰찼다.

'전력의 절반'이라는 양의지가 떠났어도 한번 구축된 '포수 왕국'은 쉽게 무너지지 않았다.

박세혁은 2019년 두산의 정규시즌·한국시리즈 통합 우승을 이끌며 '우승 포수'의 반열에 올랐다.

'포수 왕국'이라는 평가는 올해도 유효하다.

박세혁은 "'포수 왕국'이라는 평가를 들으면 자부심이 느껴진다"며 "2019년에는 선배들이 이끌어주셔서 난 내가 할 것만 하면 됐다.

올해는 내가 앞장서서 투수들에게 먼저 다가가려고 한다.

올 시즌 우리 팀이 어디까지 갈지 모르지만, 반드시 오늘 이길 수 있도록 솔선수범하겠다"고 강조했다.

두산 박세혁 "투수가 힘 떨어져도 못 느끼게 하는게 포수 역할"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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