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인 훔치기' 휴스턴 향한 복수극, 애틀랜타에서 완성
피더슨, 2020년 다저스·2021년 애틀랜타에서 2년 연속 WS 우승
1998∼2000년 뉴욕 양키스 이후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에서 연속해서 월드시리즈(WS) 우승을 차지한 팀은 없다.

하지만 족 피더슨(29·애틀랜타 브레이브스)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WS 우승의 기쁨을 누렸다.

애틀랜타는 3일(한국시간)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 미닛메이드파크에서 열린 WS 6차전에서 휴스턴 애스트로스를 7-0으로 꺾고, WS 우승을 확정했다.

애틀랜타가 WS에서 우승한 건, 1995년 이후 26년 만이다.

피더슨도 우승 멤버로 애틀랜타 동료들과 WS 우승 트로피를 들었다.

지난해 로스앤젤레스 다저스가 32년 만에 WS 우승을 차지할 때도, 피더슨은 우승 세리머니를 함께 했다.

피더슨은 2014년 다저스에서 빅리그에 데뷔했다.

류현진(토론토 블루제이스)의 전 다저스 동료로 국내 팬들에게도 익숙하다.

지난해 포스트시즌에서 피더슨은 16경기에 출전해 34타수 13안타(타율 0.382), 2홈런, 8타점을 올렸다.

탬파베이 레이스와의 WS에서는 5차전에서 결정적인 솔로포를 치는 등 10타수 4안타 1홈런 3타점으로 활약했다.

하지만 2020년 시즌 종료 뒤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은 피더슨은 시카고 컵스와 1년 700만달러에 계약하며 다저스를 떠났다.

컵스가 일찌감치 리빌딩을 시작하면서 피더슨은 7월 16일 애틀랜타로 이적했다.

애틀랜타는 내셔널리그 동부지구 1위에 오르며 디비전시리즈에 직행해 밀워키 브루어스를 꺾었다.

챔피언십시리즈 상대는 다저스였다.

애틀랜타는 다저스를 4승 2패로 누르고, WS 진출권을 손에 넣었다.

다저스를 꺾고, 휴스턴과 WS를 치르는 일정은 피더슨을 더 주목받게 했다.

피더슨은 2017년 WS에서 다저스 유니폼을 입고 휴스턴과 싸웠다.

당시 휴스턴은 4승 3패로 우승을 차지했다.

그러나 휴스턴이 당시 사인을 훔친 정황이 뒤늦게 확인되면서, 휴스턴을 향한 다저스 선수단과 팬들의 분노가 커졌다.

다저스는 내심 올해 WS에서 휴스턴을 꺾으며 복수극을 완성하려 했다.

하지만 챔피언십시리즈에서 애틀랜타 벽에 막혔다.

다저스 전 동료와 팬들은 피더슨을 통한 복수를 기원했다.

피더슨, 2020년 다저스·2021년 애틀랜타에서 2년 연속 WS 우승
피더슨은 이번 WS에서 15타수 1안타(타율 0.067)로 부진했지만, 애틀랜타가 우승하면서 휴스턴 선수들 앞에서 시가를 피우며 세리머니를 펼쳤다.

피더슨도 우승 멤버가 될 자격을 갖췄다.

그는 디비전시리즈에서 7타수 3안타(타율 0.429), 3홈런, 5타점으로 활약하는 등 WS로 가는 징검다리 역할을 했다.

9월 말부터 피더슨이 착용한 '진주 목걸이'가 애틀랜타 팬 사이에서 '승리의 부적'으로 불리기도 했다.

다저스와 애틀랜타에서 WS 우승을 차지하면서 피더슨은 MLB 역사상 9번째로 다른 팀에서 2년 연속 WS 챔피언 반지를 낀 선수가 됐다.

MLB닷컴은 "피더슨에 앞서서 앨리 클라크(1947년 양키스·1948년 클리블랜드 인디언스), 클렘 러빈(1959년 다저스·1960년 피츠버그 파이리츠), 빌 스코론(1962년 양키스·1963년 다저스), 돈 굴릿(1976년 신시내티 레즈·1997년 양키스), 잭 모리스(1991년 미네소타 트윈스·1992년 토론토), 라이언 테리오트(2011년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2012년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제이크 피비(2013년 보스턴 레드삭스·2014년 샌프란시스코), 벤 조브리스트(2015년 캔자스시티 로열스·2016년 시카고 컵스)가 2개 팀에서 2년 연속 WS 우승을 차지했다"고 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