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차전 무실점은 고무적…미국처럼 높은 수준의 팀 목표로 나아가야 해"
여자축구 벨 감독 "대량 실점은 체력 부족 탓…완성도 높여야"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위 미국과 친선경기를 1무 1패로 마친 한국 여자 대표팀의 콜린 벨(60·영국) 감독은 강호들과 대등하게 맞서기 위한 강한 '체력'을 강조했다.

벨 감독은 27일(한국시간) 미국 미네소타주 세인트 폴의 알리안츠 필드에서 열린 미국과의 친선경기를 마치고 대한축구협회를 통해 "22일 1차전은 내용이 좋았으나 2차전은 다른 양상이었다"고 되짚었다.

한국 여자 대표팀은 이날 미국과의 친선 경기에서 0-6으로 대패했다.

미국과의 친선 2연전 중 첫 대결인 22일엔 0-0 무승부로 선전했으나 두 번째 경기에선 세계 최강팀인 미국의 위력을 실감했다.

벨 감독은 "1차전에선 미국의 홈 22연승을 끊었고, 미국이 계속 골을 넣던 상황에서 무실점을 기록한 것 또한 고무적이었다.

충분히 준비를 잘하면 이런 팀과도 비등한 경기를 할 수 있다는 걸 봤다"고 평가했다.

이날 2차전에 대해선 "후반전 실점 전까진 좋은 모습을 보였으나 세 번째 실점을 기점으로 좋지 못한 모습이 나왔고, 미국이 우리의 실수를 파고들었다"고 진단했다.

한국은 전반 두 골을 내주고 후반 24분 알렉스 모건에게 한 골을 허용한 뒤 후반 40분부터 3실점 했다.

이와 관련해 벨 감독은 "1차전 강도 높은 경기를 치르고 회복할 수 있는 시간이 부족했다.

또한 빠르고 피지컬이 뛰어난 선수들로 구성된 월드 클래스의 강팀을 상대하기엔 선수단 전체적으로 부족했다"고 원인을 꼽았다.

여자축구 벨 감독 "대량 실점은 체력 부족 탓…완성도 높여야"
벨 감독은 "1, 2차전에 선수 변화를 주고 싶어도 선수들 간에 체력적 차이가 두드러지기 때문에 제한이 있었다"며 "앞으로 우리는 미국처럼 높은 수준의 팀을 목표로 하고 나아가야 하고, 그러기 위해선 선수들을 체력적으로 끌어올려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세 번째 실점 이후 팀이 "체력이 떨어지면서 집중력도 떨어졌고 실수가 많아졌다"며 "미국 같은 팀은 지속해서 강하게 나온다.

그런 팀들을 기준으로 체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벨 감독은 이날 1차전 선발 멤버를 대부분 기용한 가운데 미드필더 박예은(경주 한수원) 대신 수비수 김혜리(현대제철)를 선발로 내고 골키퍼는 윤영글(한수원) 대신 김정미(현대제철)를 택해 나섰다.

이와 관련해 그는 "골키퍼의 경우 두 선수가 한 경기씩 뛰어 경쟁하는 기회를 만들고자 했고, 김혜리의 투입은 수비 라인을 안정적으로 하고자 경험 있는 선수를 내보낸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국과의 2연전 일정을 마무리한 대표팀은 다음 달에도 소집해 내년 1월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에 대비한 실전 대비를 이어갈 계획이다.

벨 감독은 "우리 선수들이 전술적 이해도나 기술이 부족하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며 "더 높은 수준의 상대와 경기하려면 체력적으로 완성도를 높여야 한다"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