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의 거취, 쉬면서 고민할 것…조심스럽다"
"미국에서 본 KIA 타이거즈, 마음이 아프더라"

후회 없이 돌아온 양현종 "1년 전으로 돌아가도 같은 선택할 것"
의미 있는 도전을 마치고 귀국한 양현종(33)의 표정은 후련해 보였다.

양현종은 5일 푸른색 텍사스 구단 여행 가방을 끌고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무대를 향한 도전은 1년 만에 끝났지만, 그는 밝은 표정을 지었다.

양현종은 "이렇게 많은 취재진이 나와주실지 몰랐다"라며 웃기도 했다.

그는 취재진과 질의응답에서 "1년 전으로 돌아가더라도 난 고민하지 않고 도전의 길을 걸었을 것"이라며 "그만큼 소중한 경험을 했다"고 소회를 밝혔다.

야구팬들이 가장 궁금해하는 KBO리그 구단과 계약 문제에 관해선 "조심스럽다"라며 "거취는 쉬면서 고민하겠다"고 말했다.

양현종은 텍사스에서 뛰었던 추신수(SSG 랜더스)에게 감사 인사를 전하기도 했다.

그는 "추신수 선배 덕분에 잘 지냈다"라며 "직원과 동료들이 환영해줬고, 난 신수형이 걸었던 길에 흠집 내지 않기 위해 노력했다"고 밝혔다.

양현종은 지난해 보장된 부와 명예를 뒤로 하고 텍사스와 마이너리그 계약을 맺은 뒤 미국으로 향했다.

마이너리그에서 올 시즌을 시작한 양현종은 4월 MLB에 합류해 선발 등판 기회를 잡았다.

그는 마이너리그 강등과 복귀를 거듭하며 빅리그에서 3패 평균자책점 5.60의 기록을 남긴 뒤 밝은 표정으로 귀국했다.

자유계약선수(FA)가 된 양현종은 원소속팀 KIA 타이거즈를 포함한 국내 구단들과 자유롭게 계약 조건을 조율할 예정이다.

다음은 양현종과 일문일답.
후회 없이 돌아온 양현종 "1년 전으로 돌아가도 같은 선택할 것"
-- 한국에 돌아온 소감은.
▲ 한국을 떠날 땐 이런 날이 올까 생각했다.

시간이 느리게 간다고 생각했는데, 돌이켜보면 빨리 지나갔다.

한국에 와서 좋다.

-- 올 시즌 총평을 내리면.
▲ 아쉬운 시즌이었다.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려고 했는데 아쉽다.

그러나 1년 동안 새로운 환경에서 새로운 야구를 배울 수 있었다.

야구에 관한 새로운 눈을 떴다.

또 미국에서 좋은 사람들, 좋은 동료들을 만났다.

-- 앞으로의 거취는.
▲ 우선 가족들과 시간을 보내고 싶다.

KBO리그는 아직 시즌이 끝나지 않았다.

이슈가 되길 원하지 않는다.

이렇게 길게 가족들과 떨어져 있던 적이 없었다.

집에 가서 부모님, 아이들과 휴식을 취하고 싶다.

-- KBO 구단과 계약 여부에 관해 궁금하다.

▲ 어떻게 이야기해야 할지 모르겠다.

지금은 쉬고 싶다.

KBO리그 정규시즌 중에 돌아왔다.

조심스럽다.

현재 순위 싸움이 치열하더라. 지장을 주고 싶지 않다.

거취는 쉬면서 생각하겠다.

현재는 그냥 쉬고 싶다.

후회 없이 돌아온 양현종 "1년 전으로 돌아가도 같은 선택할 것"
-- 원소속팀 KIA와 계약 관련한 대화를 했나.

▲ 안부 문자만 주고받았다.

KIA 선수들, 친한 직원들과도 연락했다.

거취나 계약 등 무거운 주제의 이야기는 안 했다.

-- 미국에서 힘든 시간이 있었는데.
▲ 아쉬웠던 시즌이었다.

MLB와 마이너리그에서 비슷한 시간을 보냈더라. 보완해야 할 점이 있다고 느꼈다.

도전한다는 마음으로 미국에 갔다.

미국에서 내 위치를 알 수 있었다.

새로운 것을 배웠다.

지난 1년은 이제 과거가 됐다.

배워온 것을 마운드에서 보여주겠다.

앞으로가 더 중요하다.

-- 어떤 것을 배웠나.

▲ MLB 문화를 배웠다.

한국은 무조건 이겨야 한다는 부담감 속에서 경기하는데, 미국은 즐기면서 경기를 치르더라. 몸으로 느꼈다.

이런 부분을 후배들에게 알려주고 싶다.

(한국 팀과 계약하면) 도움이 되는 이야기를 해주겠다.

작지만 한국 야구 발전에 도움을 주고 싶다.

후회 없이 돌아온 양현종 "1년 전으로 돌아가도 같은 선택할 것"
-- 텍사스 관계자들과 어떤 대화를 하고 헤어졌나.

▲ 잘 지냈다.

추신수 선배 덕분에 편하게 생활했다.

추신수 선배와 함께 생활했던 구단 직원들과 동료들은 나를 반갑게 환영해줬다.

추신수 선배가 걸었던 길을 다시 걷는 느낌이었다.

미국을 떠나기 전에 동료들은 나에 관해 프로페셔널하다고 했다.

추신수 선배가 걸었던 길에 흠집 내기 싫어서 더욱 프로답게 생활하려고 했는데, 잘 봐주신 것 같다.

-- 미국에서 KIA의 경기를 어떻게 봤나.

▲ 마음이 아팠다.

선수들에게 열심히 하려는 의욕이 보였다.

내가 곁에 있었다면 말 한마디라고 해줬을 것이다.

미안했다.

완벽하지 않은 전력으로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며 고마움을 느꼈다.

-- 미국에서 기억에 남는 순간이 있다면.
▲ 처음 MLB에 콜업됐을 때다.

첫 등판 경기, 첫 선발 등판 경기 등 처음 경험했을 때가 기억에 남는다.

지워지지 않는 소중한 추억을 갖고 돌아왔다.

-- 만약 1년 전으로 돌아간다면 다시 MLB에 도전할 것인가.

▲ 무조건 도전할 것이다.

금전적인 것과 바꿀 수 없는 소중한 것을 많이 배웠다.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경험을 했다.

만약 1년 전으로 돌아가면 고민하지 않고 도전하겠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