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지손가락 인대 파열되는 부상에도 2주 만에 복귀
'박수받은 대주자' 박해민, 부상 복귀 시점 앞당긴 의욕
박해민(31·삼성 라이온즈)이 대주자 출전을 위해 더그아웃에서 뛰어나오자, 대구 삼성 라이온즈 파크를 찾은 삼성 팬들은 기립 박수를 보냈다.

대주자로 출전하는 선수가 박수를 받는 건 상당히 이례적이다.

26일 대구 NC 다이노스전 7회말 2사 후 김동엽을 대신해 1루로 달려오는 대주자는 '박해민'이었다.

수술 권유도, 더 쉬어야 한다는 조언도 뿌리치고 그라운드로 돌아온 박해민을 삼성 팬들은 힘찬 박수로 맞이했다.

박해민은 지난 12일 대전 한화 이글스전에서 몸을 날려 타구를 잡아냈다.

하지만 아웃 판정이 나오자마자 극심한 고통을 호소했다.

왼손 엄지가 심하게 꺾였고, 결국 인대 파열 진단이 나왔다.

수술을 권하는 의사도 있었지만, 박해민은 수술대 위에 오르지 않고 재활 프로그램을 소화하기로 했다.

수술을 받지 않아도 '예상 복귀 시점'은 10월 중순이었다.

그러나 박해민은 2주만인 9월 26일 1군으로 복귀했고, 대주자로 출전해 수비도 했다.

박해민은 "회복이 빠른 이유는 나도 모르겠다.

그런데 정말 몸 상태가 괜찮다"며 "무리한 복귀일 수 있지만, 이것도 내 선택이다.

모두 말리셨는데 내가 돌아오겠다고 고집을 부렸으니까, 내가 책임질 일"이라고 말했다.

'박수받은 대주자' 박해민, 부상 복귀 시점 앞당긴 의욕
'주장' 박해민의 고집은 삼성 더그아웃에 활기를 불렀다.

밝은 성격의 박해민은 선후배들과 자주 '수다'를 떨고, 가끔은 '잔소리'도 한다.

박해민이 부상을 털어내고 조기에 복귀하면서 삼성 더그아웃은 다시 밝아졌다.

박해민은 '삼성 왕조'의 끝자락에 발견한 보석이었다.

2012년 육성 선수로 입단한 박해민은 2014년부터 붙박이 1군 선수로 뛰었다.

2014년 정규시즌·한국시리즈 통합우승, 2015년 정규리그 우승의 기쁨을 맛본 박해민은 2016년부터 이어진 팀의 부진에 괴로워했다.

박해민은 "시즌을 시작할 때마다 '올해는 라이온즈 파크에서 가을야구 하겠습니다'라고 약속해놓고, 단 한 번도 지키지 못했다"며 "팬들께 정말 죄송하다"고 자책했다.

올해 삼성은 포스트시즌 진출이 매우 유력하다.

27일까지 2위를 달리며 플레이오프 직행까지도 노린다.

돌아온 박해민의 질주가 삼성에는 엄청난 동력이 될 수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