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사사구 완봉승 놓친 kt 소형준 "솔직히 아쉬워"
제대한 엄상백이 선발 로테이션에 녹아들었고, 부친상으로 빠졌던 윌리엄 쿠에바스가 복귀했기 때문이다.
오드리사머 데스파이네와 고영표, 배제성 등 쟁쟁한 선발투수들 사이에서 소형준은 살짝 밀리는 분위기였다.
그는 지난달 31일 한화 이글스전에서 3⅔이닝 동안 5실점 하며 조기 강판했는데, 12일 수원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SSG 랜더스와 더블헤더 2차전 홈 경기를 통해 오랜만에 등판 기회를 잡았다.
열흘 넘게 쉰 소형준은 싱싱한 어깨로 압도적인 모습을 보였다.
직구 구속(144㎞)은 그리 빠르지 않았지만, 날카로운 제구력이 일품이었다.
그는 7회까지 볼넷을 단 한 개도 허용하지 않으며 4피안타 무실점으로 막았다.
소형준은 7회까지 88개의 공을 던져 무사사구 완봉승까지 기대되는 분위기였다.
그러나 승리의 여신은 소형준을 향해 웃지 않았다.
소형준은 2-0으로 앞선 8회 1사에서 박성한에게 좌전 안타를 허용하고 마운드에서 내려갔다.
이후 구원 등판한 주권은 승계주자를 홈으로 불러들이는 등 2실점 하며 동점을 허용했다.
소형준의 승리는 그렇게 날아갔다.
소형준은 7⅓이닝 5피안타 3탈삼진 1실점(1자책점)의 성적에 만족해야 했다.
7⅓이닝은 개인 통산 한 경기 최다 이닝(기존 7이닝) 투구 기록이다.
kt는 8회말 재러드 호잉의 결승 희생타로 우여곡절 끝에 3-2 승리를 거뒀다.
소형준은 경기 후 아쉬움을 감추지 않았다.
그는 "7회가 끝난 뒤 이강철 감독님이 더 던질 수 있냐고 물어보셨고, 할 수 있다고 말씀드렸다"라며 "안타를 허용한 뒤에도 (더 던지고 싶은) 욕심이 났는데 교체돼 솔직히 아쉬웠다"고 말했다.
그는 "그래도 팀이 승리해 다행"이라며 "데뷔 후 한 번도 8회에 공을 던진 적이 없었는데, 오늘 경기를 발판삼아 9회까지 던질 수 있는 투수로 거듭나겠다"고 다짐했다.
치열한 팀내 선발 경쟁에 관해선 "앞으로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면 다시 중용하실 것"이라며 "선수라면 결과로 보여드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데뷔 시즌이었던 지난해 13승 6패 평균자책점 3.86을 기록했던 소형준은 올 시즌 다소 주춤한 모습을 보였다.
이날 경기 전까지 4승 5패 평균자책점 4.55를 기록했다.
그는 지난 시즌과 올 시즌의 차이를 묻는 말엔 "지난 시즌엔 타선의 도움을 많이 받아서 승운이 따랐다"라며 "매년 경기가 잘 풀릴 수는 없다.
평균자책점은 지난 시즌 수준으로 낮추겠다"고 다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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