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리에도 웃지 못한 LG…조성원 감독 "최근 경기 중 가장 실망"
프로농구 창원 LG가 '2021 MG 새마을금고 KBL 컵대회' 첫 승리에도 웃지 못했다.

조성원 LG 감독은 11일 경북 상주체육관에서 열린 전주 KCC와 KBL 컵대회 첫날 조별리그 A조 첫 경기에서 84-72로 승리한 뒤 기자회견에서 "최근 몇 경기를 했던 것 중에 가장 실망스럽다"고 말했다.

지난 시즌 정규리그 최하위 팀이던 LG가 정규리그 우승팀 KCC를 꺾었지만, 조성원 감독의 표정은 어두웠다.

외국인 선수 없이 대회에 나선 KCC를 쉽게 압도하지 못했고, 컵대회 개막 전 타 구단들과 연습경기 때 나왔던 경기력이 나오지 않았다.

조 감독은 "외국인 선수들이 손발을 맞출 시간이 그렇게 많지 않았다.

국내 선수들과 호흡을 봤다.

자유계약선수(FA)나 새로 온 선수들로만 4쿼터를 뛰어봤는데, 첫 경기다 보니 선수들이 긴장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는 "약속한 수비가 되지 않았고, 선수들이 움직이지 않은 채로 볼이 들어가면서 빡빡하게 경기가 돌아가기도 했다"며 "우리가 준비한 게 오늘 경기에서 나오지 않았다.

우리보다는 KCC가 얻어가는 게 많은 경기였다"고 덧붙였다.

전반에 승기를 잡지 못하면서 후반에 벤치 멤버들을 많이 기용하지 못한 것도 아쉬운 점으로 꼽았다.

다만 이번 시즌을 앞두고 새로 영입한 이재도와 김준일의 움직임에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지난 시즌이 끝난 뒤 손목 수술을 받은 이재도는 이날 30분을 뛰며 14득점 7리바운드를 올렸고, 김준일은 13득점 10리바운드로 더블더블을 작성했다.

조 감독은 "(이)재도는 손목 수술하고 복귀해 일주일 정도 운동을 했다.

재도에게는 만족을 한다.

준일이도 가운데서 중심을 잡는 역할을 해준 부분에 만족한다"고 말했다.

7득점 4리바운드를 올린 변기훈에 대해서는 "부지런히 움직이면서 리바운드와 수비를 잘했다.

하지만 수비보다는 공격적인 모습이 나와야 한다.

슛을 더 많이 쏴 줘야 한다"며 "정규리그 개막 전까지 이 부분을 강조해야 할 것 같다"고 평가했다.

승리에도 웃지 못한 LG…조성원 감독 "최근 경기 중 가장 실망"
전창진 KCC 감독은 "전력을 다 갖추지 못한 상태로 나와 죄송스럽다.

선수들은 최선을 다 해줬기 때문에 감독 입장에서 고맙게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라건아와 라타비우스 윌리엄스는 늦은 훈련 합류, 컨디션 문제 등으로 이번 대회에 나서지 못했고 유현준과 김지완이 부상으로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정창영과 송교창도 몸 상태가 100%는 아닌 상황에서 KCC는 이날 LG와 비교적 접전을 펼쳤다.

이근휘가 3점 슛 4개를 포함해 18득점을 올렸고, 이정현도 15득점으로 분전했다.

전 감독은 "이정현이 손가락 수술을 받고도 훈련을 한 번도 빠짐없이 꾸준히 했다.

몸 상태는 현재 이정현이 가장 좋다.

당장 30분 이상 뛸 수 있는 체력을 가지고 있다"며 든든한 마음을 드러냈다.

하지만 앞으로 가야 할 길이 먼 23살의 이근휘에게는 당근과 채찍을 동시에 줬다.

전 감독은 "강양택 코치가 야간까지 열심히 훈련을 시켜줘서 공격력은 3점 슛 이외에도 많이 올라와 있다.

슛 감각은 좋은 편이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마지막에는 실망했다.

수비 2개를 아무것도 못 한 채 상대에게 득점을 내줬다.

경기 내내 잘했던 게 한 방에 사라지는 일을 본인이 만든 것이다.

타임아웃 불러서 '3점 슛 10개를 넣어도 그런 실수를 하면 경기에 나갈 수 없다'고 했다"며 "본인이 이번 경기를 통해 프로 리그가 얼마나 힘든지 알아야 한다.

수비를 못 하면 경기에 못 나간다는 걸 본인이 느껴야 한다"고 충고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