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전 후반 2-3 역전 자책골 넣어…추가시간 4-3 결승골 책임져
자책골 넣더니 극장 결승골까지…지옥과 천국 오간 전북 홍정호
프로축구 전북 현대의 베테랑 센터백 홍정호(32)가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지옥과 천국을 오갔다.

전북은 5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1 16라운드 순연 경기에서 FC서울에 4-3으로 겨우 이겼다.

홍정호가 김상식 전북 감독과 팬들의 마음을 들었다 놨다.

홍정호는 2-2로 팽팽하던 후반 23분 자책골을 헌납했다.

서울 공격수 가브리엘이 전북 수비진 실수를 틈타 골지역 오른쪽으로 침투해 들어와 문전으로 공을 보냈다.

당시 골대 앞에는 슈팅으로 연결할 서울 선수가 딱히 없었다.

그냥 걷어내기만 하면 되는 공이었는데, 홍정호가 그답지 않은 실수를 해버렸다.

공을 걷어낸다는 것이 골대 안으로 향했다.

이 골은 처음에는 홍정호의 자책골로 기록됐다가 가브리엘의 골로 경기 중 한 차례 정정됐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은 경기 뒤 이 골을 홍정호의 자책골로 재차 정정했다.

자책골 넣더니 극장 결승골까지…지옥과 천국 오간 전북 홍정호
그렇게 2-3으로 역전당한 전북은 후반 27분 이승기의 프리킥 슈팅으로 3-3 동점을 만들었다.

이어 추가시간이 1분도 채 남지 않았던 후반 48분에 홍정호가 '결자해지' 했다.

문선민이 오른쪽을 파고들어 넘긴 컷백을 보기좋게 오른발 슈팅으로 마무리해 골망을 흔들었다.

홍정호는 경기 뒤 기자회견에서 자책골 상황에 대해 "충분히 막을 수 있는 상황이었는데 제대로 내 몸을 컨트롤하지 못해 당황했다"면서 "실수로 실점해 힘 빠지는 모습을 보여서 공격수들에게 너무도 미안했다"고 말했다.

결승골 상황에 대해서는 "문선민이 매우 좋은 패스를 해줬는데 혹시 못 넣을까 봐 어느 때보다 집중하면서, 긴장하면서 슈팅했다"고 돌이키며 미소 지었다.

홍정호의 결승골 덕에 2위(승점 50) 전북은 선두(승점 54) 울산과 격차를 승점 4점으로 좁혔다.

10일 울산과 원정 맞대결에서 전북이 이기면 격차는 1점 차로 좁혀진다.

홍정호는 "오늘 만약에 졌다면 전북과 승점 차를 좁히기 어려웠을 것"이라면서 "우리가 만약 끝까지 좋은 모습을 보여 우승한다면, 오늘 경기가 매우 중요한 경기로 기억될 것 같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