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반기 5경기에서 무실점 행진
제구 잡은 장재영, 후반기 키움 마운드 '특급 조커' 될까
프로야구 키움 히어로즈의 '슈퍼 루키' 장재영(19)이 확 달라진 모습으로 돌아왔다.

후반기부터 1군에 재합류한 장재영은 5경기 연속 무실점 투구를 이어가고 있다.

5이닝을 던지는 동안 피안타 3개에 삼진은 5개 솎아냈다.

무엇보다 고무적인 것은 사사구가 2개에 불과하다는 점이다.

장재영은 덕수고 1학년 시절부터 꾸준히 시속 150㎞ 이상의 위력적인 공을 던지며 주목을 받았다.

3학년이던 지난해에는 비공식 기록이지만 시속 157㎞까지 구속을 끌어올리며 기대감을 높였다.

키움은 2021년 신인 1차 지명에서 장재영을 선택하며 계약금 9억원을 안겼다.

2018년 신인 1차 지명 투수 안우진의 6억원보다 3억원 더 많은 금액이다.

장재영에게 거는 키움 구단의 기대치가 얼마나 큰지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2019시즌까지 키움 지휘봉을 잡았던 장정석 전 감독의 아들이기에 더 큰 화제를 모았다.

'입단 동기' 이의리(KIA 타이거즈), 김진욱(롯데 자이언츠) 등과 함께 한국 야구의 미래로 성장할 것이라는 기대를 한 몸에 받았다.

하지만 기대는 곧 실망으로 바뀌었다.

장재영은 프로 첫 시즌인 올해 1군 7경기(선발 1경기)에 등판해 1패 평균자책점 16.50으로 고전했다.

시속 150㎞를 넘나드는 불같은 강속구를 뿌렸지만 제구가 안 됐다.

9이닝당 볼넷이 무려 13.5개에 달했다.

이닝당 투구 수도 27.3개로 30개에 육박했다.

장재영은 4월 29일 고척 두산 베어스전에서 선발 투수로 등판해 ⅓이닝 동안 안타 없이 볼넷만 5개를 허용하고 5실점 했다.

그게 1군에서의 마지막 등판이 됐다.

결국 키움은 4월 말 장재영을 2군으로 내려보냈다.

장재영은 2군에서 조금씩 나아지는 모습을 보였지만 홍원기 키움 감독은 긴 호흡으로 기다렸다.

홍 감독은 "혹시라도 내가 조급해지면 선수도 조급해질 수 있고, 자칫 과부하로 이어질 수 있다"며 "시간을 두고 여유 있게 기다리겠다"고 말했다.

그렇게 석 달이 흘렀다.

그사이 키움은 악재가 연이어 터져 나왔다.

선발 자원인 한현희, 안우진이 원정 숙소 술자리 파문으로 중징계를 받아 후반기 등판이 사실상 불가능해졌다.

외국인 투수 제이크 브리검은 아내의 병간호를 위해 미국으로 돌아간 뒤 감감무소식이다.

송우현의 음주운전 사고까지 터져 나오며 키움은 졸지에 주전 외야수를 잃었다.

도쿄올림픽에서 6경기 146구 투혼을 펼친 조상우는 이에 따른 여파로 후반기 들어 한 경기도 던지지 못하고 있다.

키움에는 잃은 것이 많은 시간이었지만 대신 소득이 없었던 건 아니다.

장재영이 제구를 잡고 돌아온 것이다.

헐거워진 마운드 사정상 키움은 후반기 시작과 함께 장재영을 1군으로 불러들였고, 장재영은 달라진 구위로 화답했다.

물론 아직 변수는 있다.

후반기 부담 없는 상황에서 등판하는 장재영이 박빙의 리드 상황에서도 꾸준한 제구를 보여줄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

아직은 더 경험을 쌓고 자신감을 쌓아가는 과정이 필요해 보인다.

장재영의 비중이 어느 정도로 커질지 모르지만 일단 치열한 순위 싸움을 치르고 있는 키움에 장재영의 활약은 반가운 소식임이 분명하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