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럴림픽] 보치아 강국 대한민국, 9회 연속 금메달 획득 도전
대한민국의 올림픽 효자 종목에 양궁이 있다면, 패럴림픽에는 보치아가 있다.

한국 보치아 대표팀은 24일 일본 도쿄에서 개막하는 2020 도쿄 패럴림픽에서 9개 대회 연속 금메달 획득에 도전한다.

다소 생소할 수 있는 보치아라는 종목은 올림픽에서는 열리지 않는, 장애인체육만의 독자적인 종목이다.

경기는 빨간색 공 6개, 파란색 공 6개를 가지고 진행되며 선수가 공을 던지거나 굴려 '잭'이라고 불리는 흰색 표적구에 근접하면 점수를 획득, 이를 합산해 승자를 가리는 방식이다.

공을 굴리거나 던지는 데서는 볼링을, 표적구에 공을 가까이하는 방식에서는 컬링을 연상할 수 있다.

뇌성마비 장애인들을 위해 고안된 이 스포츠는 1984년 뉴욕-스토크맨더빌 패럴림픽에서 처음 정식 종목으로 채택됐다.

세부 종목은 성별 구분 없이 혼성으로 개인전과 페어(2인조), 단체전이 열리고, 장애 등급은 BC1∼4로 나뉜다.

우리나라는 1988년 서울 패럴림픽부터 2016년 리우 대회까지 8차례 연속으로 보치아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보치아가 한국에 보급된 때가 서울 대회를 앞둔 1987년 해외 전문가 초청 보치아 강습회를 통해서였는데, 한국 선수들은 이내 국제대회에서도 뒤처지지 않고 실력을 뽐냈다.

도쿄 대회에서도 한국 보치아는 또 한 번 시상대의 가장 높은 곳을 바라본다.

이 종목 예상 성적은 금메달과 은메달, 동메달 각각 1개씩이다.

앞서 2012년 런던 대회와 리우 대회에서도 금·은·동 메달 1개씩을 수확했다.

[패럴림픽] 보치아 강국 대한민국, 9회 연속 금메달 획득 도전
하지만 간판선수인 정호원(35·강원도장애인체육회)의 꿈은 더욱 크다.

리우 대회 개인전(장애등급 BC3) 금메달리스트이자 페어에서 은메달을 획득한 정호원은 이번에는 두 종목에서 모두 금메달을 목에 걸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올해로 네 번째 패럴림픽에 나서는 그는 2008년 베이징 대회에서는 페어 금메달과 개인전 동메달, 2012 런던 대회에서는 개인전 은메달을 따낸 바 있다.

정호원과 함께 리우 대회 페어 은메달을 합작한 김한수(경기도)와 최예진(충청남도)도 3회 연속 패럴림픽에 나서서 호흡을 맞춘다.

뇌병변 장애를 가진 선수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속에 훈련하고 대회에 출전하는 건 쉬운 일은 아니다.

보치아 대표팀을 이끄는 임광택 감독은 지난달 이천 선수촌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중증장애인은 코로나19 고위험군이라 예방을 위해 철저히 준비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하지만 훈련을 게을리할 수는 없었다.

선수들은 KF94 방역용 마스크를 착용한 채 훈련하면서 감염 예방은 물론 호흡 근력 향상에 신경을 써 왔다.

녹록지 않은 환경이지만, 5년 만에 열리는 패럴림픽은 선수들이 손꼽아 기다려온 기회다.

임 감독은 대한장애인체육회를 통해 "반드시 9회 연속 금메달을 획득해 도쿄 하늘에 펼쳐 보이겠다"는 각오를 전했다.

보치아 대표팀은 21일 출국해 도쿄에 입성한 뒤 23일부터 현지 훈련에 나선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