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패로 예선 탈락 "이번 대회는 V리그 구성원으로 책임 다하고자 참가"
고희진 삼성화재 감독 "V리그에서는 좋은 경기력으로 보답"(종합)
"V리그에서는 꼭 좋은 경기력으로 보답하겠습니다.

"
프로배구 삼성화재의 고희진(41) 감독이 컵대회 일정을 마치며 다짐하듯 말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팀 훈련을 거의 하지 못한 상태로 대회 출전을 강행했지만, 삼성화재는 예선 3경기에서 한 세트도 얻지 못하고 예선 탈락했다.

삼성화재는 18일 경기도 의정부체육관에서 열린 2021 의정부·도드람컵 프로배구대회 현대캐피탈과의 A조 예선 3차전에서 세트 스코어 0-3(27-29 18-25 15-25)으로 패한 뒤 홀가분한 표정으로 인터뷰실에 들어섰다.

고희진 감독은 "아직 선수들의 몸 상태가 완전하지 않다.

딱 한 세트용"이라며 "첫 세트에서 치열하게 잘 싸웠지만, 2세트부터 체력이 뚝 떨어졌다.

몸 상태가 30∼40% 정도라는 의미"라고 지적했다.

사실 고희진 감독이 각오했던 결과였다.

삼성화재는 지난달 선수 14명, 코치진 4명 등 총 18명이 코로나19에 집단 감염되는 비상사태를 겪었다.

결국, 삼성화재는 제대로 된 팀 훈련을 해보지도 못하고 컵대회에 나섰다.

고희진 감독은 "선수들이 20일 가까이 훈련하지 못했다.

2∼3일 훈련하고서 이번 대회에 출전했는데, 역시 선수들 몸 상태가 정상이 아니었다"고 대회를 복기했다.

라이트 정수용과 리베로 신동광은 이번 대회 기간에 부상당하기도 했다.

여러 악재가 겹쳤지만, 고희진 감독은 희망도 발견했다.

대표적인 예가 현대캐피탈에서 방출된 뒤, 삼성화재에 새 둥지를 튼 센터 홍민기(28)다.

이날 홍민기는 블로킹 득점 3개를 포함해 10득점 했다.

고희진 삼성화재 감독 "V리그에서는 좋은 경기력으로 보답"(종합)
고희진 감독은 "홍민기가 정말 좋아지고 있다.

코로나19 여파로 속도가 조금 떨어지긴 했지만, 함께 훈련하면서 홍민기에게 달린 물음표가 느낌표로 바뀌었다"며 "V리그 개막까지 남은 기간에 착실하게 훈련하면 우리 센터진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날 세터로 풀세트를 소화한 정승현을 향해서도 고 감독은 "황승빈이 전 경기를 소화할 수 없다.

정승현이 이번 겨울에 뭔가를 해야 한다고 단단히 마음먹었다"고 전했다.

이번 컵대회에는 출전하지 않았지만, 외국인 선수 카일 러셀을 향한 기대도 크다.

고 감독은 "러셀의 서브는 나무랄 데가 없다.

공격 시도 때 범실이 많긴 한데, 훈련하며 좋아지고 있다"며 "'삼성화재에 복덩이 러셀이 왔구나'라는 말을 듣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삼성화재는 이번 컵대회에는 '참가에 의의'를 뒀다.

그러나 10월 16일에 개막하는 V리그에서는 '승부'를 걸 생각이다.

고 감독은 "한국프로배구 V리그의 구성원으로서, 책임을 다하고자 컵대회에 출전했다"며 "우리 선수들이 배구의 소중함을 느끼는 계기가 됐다.

V리그에서는 좋은 경기로 보답하겠다"고 약속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