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진영, 첫날 선두와 2타 차 4위…디펜딩 챔프 박인비 7위
한국 여자골프 선수들이 2020 도쿄올림픽 첫날 나란히 언더파 스코어를 적어내며 무난하게 메달 도전을 시작했다.

고진영은 4일 일본 사이타마 가스미가세키 컨트리클럽(파71·6천648야드)에서 열린 대회 첫날 1라운드에서 버디 6개를 뽑아내고 보기 3개를 묶어 3언더파 68타를 쳤다.

5언더파 66타로 리더보드 맨 위에 이름을 올린 마들렌 삭스트룀(스웨덴)에게 2타 뒤진 공동 4위다.

2019년 7월 메이저대회 에비앙 챔피언십 우승으로 세계랭킹 1위에 오른 이후 2년 가까이 유지해오다 올해 6월 말 넬리 코다(미국)에게 내준 고진영은 이날 섭씨 35도를 넘나드는 불볕더위 속에 코다, 하타오카 나사(일본)와 동반 라운드에 나섰다.

고진영은 생애 첫 올림픽 라운드에서 12번 홀(파4)까지 버디 2개와 보기 3개로 한 타를 잃었으나 13번 홀(파4)부터 버디만 4개를 솎아내는 집중력으로 순위를 끌어 올렸다.

고진영은 "전반 '온탕과 냉탕'을 오가며 아쉬움이 있었으나 후반에 정신을 차리고 독기가 생긴 채로 쳐서 잘 마무리한 것 같다"면서 "파 3홀에서만 보기가 2개 나온 게 특히 아쉬운데, 남은 사흘 동안 계속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고진영, 첫날 선두와 2타 차 4위…디펜딩 챔프 박인비 7위
5년 전 리우데자네이루에 이어 올림픽 2연패를 노리는 박인비는 버디 3개와 보기 하나를 묶어 2언더파 69타, 공동 7위로 1라운드를 마쳤다.

박인비는 리우 대회 당시 1900년 파리올림픽 이후 116년 만에 올림픽에 돌아온 여자골프에서 2라운드부터 단독 선두를 달린 끝에 2위 리디아 고(뉴질랜드)를 5타 차로 따돌리고 금메달을 목에 건 바 있다.

당시 은, 동메달리스트인 리디아 고, 펑산산(중국)과 같은 조에서 이날 타이틀 방어전을 시작한 박인비는 초반엔 매서운 아이언 샷 감각을 앞세워 상승세를 탔다.

2번 홀(파4) 두 번째 샷이 핀을 스치고 홀을 돌아 나와 40㎝가량에 붙어 탭인 버디로 이어졌고, 5번(파5)과 6번 홀(파4)에서도 연이어 1m 이내 버디 기회를 만들어 살려냈다.

하지만 이후 3∼4m 버디 퍼트들이 조금씩 빗나가며 타수를 더 줄이지 못하던 박인비는 마지막 18번 홀(파4) 두 번째 샷을 그린에 올리지 못하고 칩샷도 짧아 결국 유일한 보기를 적어낸 채 경기를 마쳤다.

박인비는 "날씨가 이 정도로 더운 줄 몰랐다.

후반 몇 개 홀은 어떻게 친 줄도 모를 정도로 정신이 없었다"며 "전반 출발이 좋아 후반에도 타수를 많이 줄여보려 했는데, 퍼트가 아쉬운 라운드였다.

그린 적응 등을 보완하겠다"고 다짐했다.
고진영, 첫날 선두와 2타 차 4위…디펜딩 챔프 박인비 7위
김세영(28)도 버디 4개와 보기 하나로 3언더파 69타를 기록, 박인비, 대니엘 강(미국) 등과 공동 7위다.

김세영은 1번(파4), 5번(파5) 홀에서 한 타씩 줄인 뒤 후반엔 버디와 보기 하나를 맞바꿨다.

김세영은 "막판 3개 홀에서 버디 기회를 살리지 못한 것이 아쉽지만, 아직 사흘이 남았다.

파 5홀에서 투온이 쉽지 않아 스코어를 줄이려면 100m 이내 샷이 좋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그 부분과 퍼트를 신경 쓰겠다"고 다짐했다.
고진영, 첫날 선두와 2타 차 4위…디펜딩 챔프 박인비 7위
김효주(26)는 버디 2개를 써내고 보기는 하나로 막아 리디아 고, 하타오카 등과 공동 16위(1언더파 70타)에 자리했다.

"평소 첫 홀에 긴장을 많이 해서 오늘도 그럴 것 같았는데 의외로 편안했다.

너무 편하게 쳐서 내일은 긴장감을 좀 가져볼까 싶다"는 김효주는 "더 자신 있게 샷을 하면서 퍼트는 오늘보다 더 넣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서 1승을 보유한 삭스트룀이 보기 없이 버디 5개로 선두로 나선 가운데 세계 1위 코다가 한 타 차 공동 2위(4언더파 67타)로 뒤쫓고 한국 선수들의 추격도 이어져 치열한 선두 경쟁을 예고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