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대로 하면 후회할 것 같아서 올림픽 앞두고 훈련 강도 높여"
"일주일간 잘 먹고 잘 쉰 뒤 세계선수권 입상 목표로 훈련 매진"
[올림픽] 고마움 전한 신재환 "서정이에게 받은 기가 70% 이상"
특별취재단 = 2020 도쿄올림픽에서 최대 성과를 거둔 한국 체조 대표팀은 팀워크도 역대급이었다.

새로운 '도마 황제'로 등극한 신재환(23·제천시청)은 결선에서 떨지 않고 기량을 온전히 발휘할 수 있었던 데에는 여서정(19·수원시청)의 지분이 70% 이상이라고 밝혀 훈훈한 장면을 연출했다.

한국 체조 사상 두 번째로 올림픽 금메달을 수확한 신재환과 아버지 여홍철(50) 경희대 교수에 이어 올림픽 메달리스트가 된 여서정 등 도쿄에서 눈부신 성과를 거둔 한국 체조 대표팀이 3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수많은 취재진에 둘러싸인 신재환은 "지금은 (금메달이) 실감이 나는 것 같다"며 "비행기에서 내렸을 때 빨리 집에 가고 싶다는 생각뿐이었는데, 이렇게 나와서 사진도 찍고 환영해주시니까 기분이 좋다"고 밝게 웃었다.

신재환은 배웅나온 아버지를 꼭 껴안았다.

고교 시절 허리 디스크 수술 등 부상으로 힘들었을 때 운동을 하지 않겠다고 아버지께 투정 부렸던 기억이 떠오른 듯 신재환은 "울컥했다"고 말했다.

그는 "항상 모자라고 철없고 많이 잘 못 해 드린 아들이지만 이번 기회를 통해서 더더욱 효도하는 아들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신재환은 지난 2일 일본 도쿄 아리아케 체조경기장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남자 기계체조 도마 결선에서 1, 2차 시기 평균 14.783점을 얻어 데니스 아블랴진(러시아올림픽위원회)과 동점을 이뤘다.

그러나 동점일 때엔 1, 2차 시기 중 더 높은 점수를 얻은 사람이 승자가 된다는 타이브레이크 규정에 따라 신재환이 시상대 가장 높은 곳에 섰다.

신재환의 점수는 2차 시기에서 받은 14.833점이 최고점이었다.

아블랴진의 최고점은 역시 2차 시기의 14.800점이었다.
[올림픽] 고마움 전한 신재환 "서정이에게 받은 기가 70% 이상"
신재환은 "동점이 나왔을 때 러시아 선수가 이겼다고 생각했다.

축하해줘야지 하고 생각했는데, 점수 옆에 숫자가 표시되길래 그 숫자를 봤는데 내가 이겼길래 그냥 좋아라 했다"며 웃었다.

신재환은 생애 첫 올림픽 참가임에도 긴장하지 않고 자신의 기술을 펼쳐 2012년 런던 대회에서의 양학선(29·수원시청) 이래 한국 체조 사상 두 번째 올림픽 금메달의 주인공이 됐다.

신재환은 우승 직후 "(여)서정이가 '오빠 꼭 잘해'라고 하길래 서정이에게 (올림픽 메달의) 기를 좀 달라고 했고, 서정이와 주먹을 부딪치며 기를 받았다"고 밝혀 화제가 됐다.

신재환은 이에 대해 "아마 그게 결선에서 70% 이상 정도의 심적 안정을 주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여서정에게 고마움을 표시했다.

대회를 앞두고 하루에 뜀틀을 80회 이상 뛸 정도로 부단한 연습이 뒷받침된 것은 물론이다.

그는 "평소 하던 대로 하면 왠지 후회할 것 같아서 평소 하던 것보다 조금 더 강도를 높여서 올림픽을 준비했다"고 소개했다.

대한체조협회 회장사를 맡은 포스코그룹으로부터 2억원의 포상금을 받게 된 신재환은 "일단 집에 빚이 좀 있어서 그걸 좀 청산하고 나머지는 저축하겠다"며 말했다.

그는 "일주일의 휴식 기간에 사흘은 많이 먹고, 나흘은 푹 자려고 한다"며 "올해 남은 목표가 하반기 세계선수권대회 입상인데, 잘 쉬고 나서 충분히 기력을 회복한 다음에 훈련에만 매진하겠다"고 다짐했다.
[올림픽] 고마움 전한 신재환 "서정이에게 받은 기가 70% 이상"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