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승마대표, 단체전 은·개인전 동메달…반세기 만에 최고령 메달리스트
20대부터 대회 8번 출전·메달 6개…"아직도 건강하다는 건 매우 큰 기쁨"
[올림픽] '내 나이가 어때서'…하루에 시상대 두 번 오른 60대 승마선수
특별취재단 =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말을 메달로 몸소 증명한 60대 베테랑 호주 승마선수의 활약이 주목을 받고 있다.

3일 2020 도쿄올림픽 공식 정보 사이트 '마이인포'에 따르면 호주 종합마술 국가대표인 1959년생 앤드루 호이(62)는 전날 승마 종합마술 단체전과 개인전에서 각각 은메달, 동메달을 획득해 역대 두 번째 최고령 메달리스트로 기록됐다.

최고령 메달리스트는 1968년 대회에서 66세 나이로 요트 종목에서 은메달을 딴 루이스 노버라즈(스위스)다.

종합마술은 선수의 성별 구분 없이 마장마술과 크로스컨트리, 장애물비월 경기를 모두 치러 합계 벌점이 적은 순으로 순위를 가리는 종목이다.

호이는 특히 개인전 합계 벌점이 29.60점으로, 자신보다 32살 어린 은메달리스트 영국의 톰 매큐언(29.30점)과는 불과 0.30점 차이였다.

호이가 전날 경기장에서 챔피언 못지않게 화제를 모은 것도 이런 배경에서다.

25세였던 1984년 로스앤젤레스 대회에서 데뷔전을 치른 그는 도쿄올림픽이 통산 8번째 대회다.

출전 횟수만 '기록적'인 건 아니다.

1992년 바르셀로나 대회부터 2000년 시드니 대회까지 3회 연속 호주의 종합마술 단체전 금메달에 기여했고, 시드니 대회 개인전에서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후 21년이 지난 도쿄에서 2개의 메달을 추가하면서 금 3개·은 2개·동 1개 등 6개의 메달을 보유하게 됐다.

호이는 전날 경기 직후 인터뷰에서 나이와 관련 질문을 받곤 "우리나라에 나보다 나이가 더 많은 승마 선수가 있긴 했지만, 내가 아직도 매우 건강하다는 건 큰 기쁨"이라고 답했다.

마을에서 이웃 사람들을 만나면 종종 '직업이 공무원인가'라는 질문을 받곤 하는데, 그때마다 "나는 운동선수"라고 답한다는 일화도 소개했다.

호이는 '지치지 않는 열정'의 비결로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것"이라며 "늘 내가 지금 하는 것보다 더 발전하고 싶다.

신기록을 세우기 위한 것도 아니고, 나이와도 무관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젊은 사람이 누군가 이 인터뷰를 보거나 '열정'이 있다면, 그 열정을 붙잡고 나아가면 된다"고 '백전노장' 다운 조언도 잊지 않았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