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양궁 '금메달 5개 싹쓸이' 신화 …김우진이 마침표 찍는다
특별취재단 = '이제 금메달 한 개만 남았다'
2020 도쿄올림픽을 앞두고 한국 양궁은 2016 리우 대회에 이은 두 대회 연속 전 종목 석권을 목표로 내걸었다.

리우 대회에서 4개 종목 금메달을 모두 휩쓴 뒤 양궁을 향한 국민적 기대가 이전보다 높아졌기에 또 한 번의 싹쓸이는 당연한 목표였다.

그러나 겉보기보다 '속마음'은 여유롭지 못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변수가 경쟁에 어떤 영향을 줄지 알 수 없었다.

이번 대회에 혼성 단체전이 추가돼 전 종목 석권을 위해서는 금메달 1개를 더 따내야 하는 점은 부담이었다.

대표 선발전에서 김제덕(경북일고), 장민희(인천대), 안산(광주여대) 등 올림픽에 나선 적이 없는 어린 선수들이 대거 가세한 것은 한국 양궁의 미래를 밝히는 청신호이면서 경험 면에서 '불안 요소'이기도 했다.

[올림픽] 양궁 '금메달 5개 싹쓸이' 신화 …김우진이 마침표 찍는다
경기가 열린 도쿄 유메노시마공원 양궁장에는 예상보다 강한 돌풍이 몰아쳤고, 뙤약볕도 선수들을 괴롭혔다.

대회가 시작되기 전 명지도자 출신이자 대한양궁협회 행정 총책임자인 장영술 부회장은 "금메달 3개면 만족한다"고 속내를 털어놨다.

하지만 태극궁사들은 이번에도 모든 장애물을 보란 듯이 넘어서며 '신화'를 써 내려가고 있다.

김제덕과 안산이 나선 혼성 단체전을 시작으로 여자 단체전, 남자 단체전 금메달을 가져오더니 30일 여자 개인전에서는 '강철 멘털' 안산이 3관왕을 달성해버렸다.

이제 남은 것은 31일 메달 주인이 가려지는 남자 개인전이다.

남자 양궁은 비교적 각 나라 기량이 평준화해 한국 남자 대표팀은 여자 대표팀보다 올림픽 무대에서 어려운 경쟁을 해왔다.

[올림픽] 양궁 '금메달 5개 싹쓸이' 신화 …김우진이 마침표 찍는다
특히, 남자 개인전은 1972년 뮌헨 대회부터 2008년 베이징 대회까지 한국 선수가 한 번도 금메달을 따내지 못했을 정도로 각축이 심하다.

이번 대회는 경쟁이 더 치열해졌다.

이미 오진혁(현대제철)과 김제덕이 32강에서 조기 탈락하고 김우진(청주시청)만 16강에 올랐다.

남자 대표팀이 올림픽 16강에 1명의 선수만 올려보낸 건 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김우진은 전 종목 석권의 희망을 품게 하기에 충분한 실력을 갖춘 선수다.

9년 만에 올림픽 무대에 돌아온 '중년의 궁사' 오진혁, '파이팅' 기합으로 국민들의 마음을 흔든 김제덕에 가려 상대적으로 관심을 덜 받을 뿐, 양궁인 대다수가 김우진이 경험과 실력 모두에서 현시대 최고의 궁사라고 인정한다.

김우진은 31일 오전 9시 56분 카이룰 모하마드(말레이시아)와 16강전을 시작으로 마지막 '금빛 도전'에 나선다.

결승까지 오르면 '태극궁사 킬러' 브래디 엘리슨(미국)이나 오진혁을 32강에서 누른 아타누 다스(인도)와 금메달을 놓고 다투게 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