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빛 과녁을 향해 > 양궁 국가대표 김제덕(왼쪽)과 안산이 23일 일본 유메노시마 공원 양궁장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개인전 랭킹라운드에서 과녁을 조준하고 있다. 김제덕과 안산은 한 팀을 이뤄 24일 같은 장소에서 열리는 혼성경기에서 금메달을 노린다.  /도쿄=연합뉴스
< 금빛 과녁을 향해 > 양궁 국가대표 김제덕(왼쪽)과 안산이 23일 일본 유메노시마 공원 양궁장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개인전 랭킹라운드에서 과녁을 조준하고 있다. 김제덕과 안산은 한 팀을 이뤄 24일 같은 장소에서 열리는 혼성경기에서 금메달을 노린다. /도쿄=연합뉴스
한국 남녀 양궁 대표팀 막내들이 올림픽 양궁 사상 첫 3관왕에 도전한다. 남자 양궁 대표팀의 ‘10대 궁사’ 김제덕(17·경북일고)과 여자 대표팀 막내 안산(20·광주여대)은 2020 도쿄올림픽 양궁 혼성경기 출전권이 걸린 예선 랭킹라운드(순위결정전)에서 ‘세계 최정상급’ 선배를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

김제덕은 23일 일본 도쿄 유메노시마 공원 양궁장에서 열린 대회 남자 개인 예선 랭킹라운드에서 72발을 쏴 합계 688점 으로 1위로 본선에 진출했다.

안산은 앞서 같은 장소에서 열린 여자 개인 예선 랭킹라운드에서 72발 합계 680점으로 1위를 기록했다. 안산은 1996년 애틀랜타올림픽에서 리나 헤라시멘코(우크라이나)가 세운 올림픽 양궁 여자 랭킹라운드 기록(673점)을 25년 만에 갈아치웠다. 세계 기록은 2019년 6월 강채영(25·현대모비스)이 세운 692점이다.

이날 경기는 한국 선수에게 예선 랭킹라운드 이상의 의미를 지녔다. 양궁 대표팀이 랭킹 라운드에서 가장 좋은 성적을 낸 남녀 선수 1명씩에게 혼성경기 출전권을 주기로 해서다. 혼성경기는 도쿄 대회부터 추가된 세부종목으로, 양궁에 걸려 있던 금메달은 남녀 개인·단체 4개에서 혼성까지 더해져 5개로 늘었다. 선수 한 명이 획득할 수 있는 금메달도 최대 3개가 됐다. 세계 최강인 한국 남녀 선수가 팀을 이루는 종목인 만큼 이날 경기는 ‘미리 보는’ 금메달 결정전이었던 셈이다.

김제덕은 대표팀 ‘맏형’인 오진혁(40·현대제철)과 에이스 김우진(29·청주시청)을 모두 따돌렸다. 오진혁은 681점으로 3위, 김우진은 680점으로 4위를 기록했다. 김제덕은 경기 초반 과녁 중앙에 화살을 몰아서 꽂으며 1위로 올라섰다. 후반전 마지막 6엔드를 앞두곤 김우진에게 2점 차로 쫓겼으나 마지막 6발을 모두 과녁 정중앙에 꽂아 쐐기를 박았다.

여자부에선 677점을 쏜 장민희(22·인천대), 675점을 쏜 강채영이 안산의 뒤를 이어 한국 선수가 1~3위를 휩쓸었다.

김제덕과 안산은 24일 오전 9시30분부터 열리는 혼성경기에서 이번 대회 양궁 첫 금메달 사냥에 나선다. 둘은 이어 열리는 개인전과 단체전에서 양궁 사상 첫 3관왕에 도전한다.

남자 양궁과 여자 양궁은 선수 3명의 점수를 합산하는 방식으로 치른 단체 예선에서도 각각 1위를 기록했다. 남자 대표팀은 총 2049점, 여자 대표팀은 총 2032점을 기록해 전체 1위로 단체 예선을 마쳤다.

조희찬 기자 etwood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