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클 경기는 왕복 3시간 거리 후지산 인근에서…도시락 신청 안 해
[올림픽] 도시락 못 받는 사이클 대표팀 '밥심' 대신 '파스타힘'?
2020 도쿄올림픽에 출전하는 사이클 대표팀은 도쿄에 있는 올림픽 선수촌이 아닌 외곽의 숙소에서 머문다.

지난 19일 도쿄에 입성한 사이클 여자 개인도로 국가대표 나아름과 조호성 감독은 야마나시현에 있는 후지 레이크 호텔에 자리를 잡았다.

자동차를 타고 도쿄에서 편도 1시간 30분 거리다.

도로 사이클은 후지산을 배경으로 열리기 때문에 후지산 인근에 숙소를 마련한 것이다.

여자 개인도로 경기는 무사시노노모리 공원에서 후지 인터내셔널 스피드웨이까지 137㎞ 코스에서 열린다.

오는 28일 도쿄에 도착하는 트랙 사이클 이혜진은 시즈오카현의 이즈벨로드롬에서 열리는 여자 경륜에 출전한다.

역시 후지산 인근이며, 도쿄에서 차로 편도 2시간 20분 거리다.

이런 환경 탓에 사이클 대표팀은 대한체육회가 정성껏 마련한 한식 도시락을 먹기가 어렵다.
[올림픽] 도시락 못 받는 사이클 대표팀 '밥심' 대신 '파스타힘'?
체육회는 도쿄에 급식지원센터를 마련, 선수들이 '밥심'으로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도록 영양이 가득하고 후쿠시마산 식자재 걱정도 없는 도시락을 만들고 있다.

체육회는 신청하는 선수 누구에게나 도시락을 공급한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왕복 3∼5시간 거리를 오가기는 쉽지 않은 탓에 대표팀은 도시락을 신청하지 않았다.

체육회의 급식지원센터는 22일 기준으로 사이클 대표팀에서는 도시락 신청이 들어오지 않았다고 밝혔다.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도 도로 사이클은 자카르타에서 차로 3시간 거리에 있는 수방에서 열렸다.

하지만 당시 대표팀은 현지 교민들의 도움으로 입에 맞는 음식을 먹을 수 있었다.

일본에도 많은 한국인이 살고 있지만, 이번 올림픽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을 위해 선수 등 올림픽 관계자와 현지인의 접촉을 엄격히 제한하고 있어서 교민의 지원을 받을 수도 없다.
[올림픽] 도시락 못 받는 사이클 대표팀 '밥심' 대신 '파스타힘'?
박일창 사이클 대표팀 총감독은 "음식 문제는 제가 해결해야 할 것 같다"며 웃었다.

입맛에 맞는 음식을 마음껏 제공받을 환경이 아닌 것은 아쉽지만, 다행히 사이클 선수들은 경기 전 식사를 배불리 하지 않는 편이다.

박 감독은 "선수들은 대회를 앞두고 한식은 잘 안 먹는다.

국물 음식이나 짠 음식은 경기 전에는 자제한다"고 말했다.

그는 선수들이 '알리오 올리오'처럼 소스가 없는 파스타를 주로 먹고, 고기를 먹더라도 양념이 없는 스테이크를 먹는다고 설명했다.

박 감독은 "요즘은 영양제도 좋다.

밥 걱정하면서 경기하는 시대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