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진 시의원 "전용구장 효율성 떨어져"…전주시 "의견 수렴 단계"
KCC이지스 연고지 이전 우려…"전주실내체육관 다목적 설계해야"
신축 이전을 추진 중인 전주실내체육관을 농구 전용구장이 아닌 다목적 체육관으로 설계해야 한다는 주장이 시의회에서 나왔다.

이 체육관을 홈구장으로 쓰는 한국프로농구(KBL) 소속 구단인 KCC 이지스와 농구팬 입장에서는 거부감을 느낄 가능성이 큰 의견이어서 전주시의 대응에 관심이 쏠린다.

전주시의회 송영진 의원은 15일 열린 제383회 임시회 제1차 본회의에서 5분 발언을 통해 "KCC 이지스의 연고지 이탈 우려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면서 체육관 설계를 다목적으로 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송 의원에 따르면 1973년 지어진 전주실내체육관은 낡고 비좁은데다, 최근 안전 진단에서 C등급 판정까지 받아 신축 이전을 준비하고 있다.

시는 월드컵경기장 인근에 시비 522억원을 들여 2023년 완공을 목표로 사업용역 등 관련 절차를 진행 중이다.

송 의원은 "두 차례 용역 결과물을 살펴본 결과, 전주실내체육관이 KCC 이지스만을 위한 전용구장으로 흘러가고 있다는 의심이 들었다"며 "(설계 방향을) 구단 사무실과 치어리더실 등을 포함한 프로농구 전용 시설을 기준으로 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농구장을 중심으로 설계하면 타 종목의 국제경기나 전지 훈련 유치가 불가능해 효율성이 떨어진다"며 "체육관 본래 목적인 스포츠 경기도 중요하지만, 전시나 컨벤션, 콘서트 개최도 염두에 둔 설계여야만 지역 경제 활성화를 견인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송 의원은 "불과 한 달 전 KT 소닉붐 프로농구단이 부산에서 수원으로 연고지를 이전한 사례를 깊이 되새겨 봐야 한다"며 "전주시와 KCC가 서로 협력해 상생하는 게 가장 좋은 시나리오지만, (연고지 이전에 대한) 대비책을 세워야 한다는 측면에서라도 다목적 체육관은 필수 불가결한 선택"이라고 강조했다.

송 의원의 이날 발언은 2016년 전주시와 KCC 이지스가 합의한 사항을 신뢰할 수 없다는 의미로도 해석된다.

당시 김승수 시장은 KCC 이지스의 연고지 이전 의혹이 지속해서 불거지자, 기자회견을 열고 "구단과 협의를 통해 연고지를 이전하지 않겠다는 최종 답변을 받았다"고 밝혔다.

시는 KCC 이지스의 잔류 조건으로 홈구장 개선방안을 마련하고 구단 측과 지속해서 다양한 협의를 진행하겠다는 뜻을 전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시는 연고지 이전 우려를 포함한 송 의원의 이날 문제 제기에 "현재까지 확실하게 결정된 사항은 없다"면서 신중한 입장을 내비쳤다.

시 관계자는 "체육관을 농구 전용구장으로 하겠다고 설계를 마친 상태가 아니다"며 "시민과 구단, 농구팬 모두가 만족하는 방안을 찾기 위해 의견을 수렴하는 단계"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아마 (송 의원이) 주위의 여러 우려를 고려해 발언한 것으로 보인다"며 "공사에 들어가기 전까지 다양한 의견과 지적을 참고하겠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