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61야드 파5홀서 '회심의 이글'…장하나, 첫 내셔널타이틀 노린다
‘승부사’ 장하나(29·사진)가 회심의 이글을 앞세워 ‘내셔널타이틀’에 한 걸음 가까이 다가섰다. 17일 충북 음성 레인보우힐스CC(파72)에서 열린 DB그룹 제35회 한국여자오픈(총상금 12억원) 1라운드에서다. 이글 1개, 버디 4개를 낚아챈 그는 보기를 2개로 막으면서 4언더파 68타를 적어냈다. 선두 이가영(6언더파·22)에 1타 뒤진 공동 3위다.

장하나가 이글을 잡은 7번홀(파5)은 내리막 경사이지만 총 길이가 561야드로 세팅된 ‘롱 홀’이다. 티샷을 잘 쳐도 섣불리 2온을 시도하다간 그린 주변을 감싼 해저드에 공이 빠지기 십상이다. 그는 티샷으로만 316.4야드를 보냈는데도 홀까지 약 220야드를 남겨둬야 했다. 하지만 장하나는 과감히 5번 우드를 꺼내 공을 홀 2m 옆에 세웠다. 그는 “함께 경기한 (박)현경이가 ‘굿샷’을 외쳤을 정도로 잘 맞은 샷이었다”며 “과감하게 ‘컷 샷’을 시도한 덕분에 공을 세울 수 있었다”고 말했다.

장하나는 이번 대회에서 자신의 첫 내셔널타이틀 획득에 도전한다. 그는 메이저대회 3승을 포함해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현역 최다승(14승)을 기록하고 있지만 아직 한국여자오픈 우승컵은 수집하지 못했다. 가장 최근 우승은 이달 초 열린 롯데오픈이다. 장하나는 “(한국여자오픈은) 누구나 우승하고 싶은 대회”라며 “올해 출전한 대회 중 가장 긴장한 채 경기를 시작한 것 같다”고 말했다.

여유로운 출발에도 장하나는 경계심을 늦추지 않았다. 이번 대회는 6763야드의 긴 전장에 ‘마운틴 코스’ 특유의 굴곡 심한 경사로 중무장하고 선수들을 맞이했다. 사방에서 불어오는 바람도 예측이 쉽지 않다. 장하나는 “캐디가 ‘동서남북풍’으로 표현할 정도로 바람 방향을 종잡을 수 없다”며 “2라운드에서 타수를 줄여도 7~8언더파가 될 것 같은데, 아마 최종 우승 스코어가 그 사이에서 결정될 것 같다”고 했다. 이어 “메이저대회는 러프가 길고 그린 굴곡이 심한 게 공통점인데 이곳도 다르지 않다”고 덧붙였다.

장하나는 올 시즌 출전한 8개 대회 중 우승 1회를 포함해 일곱 번 ‘톱10’에 들었다. 그는 “대회마다 라운드가 끝난 뒤 트레이너와 함께 체력 훈련에 집중한 것이 꾸준한 성적의 비결 같다”며 “남은 기간 스트레칭 등을 병행해 체력 관리에 힘쓰겠다”고 했다.

음성=조희찬 기자 etwood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