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전 '3구 삼진' 굴욕 안긴 일본 투수에 복수 다짐
콕 집은 이정후 "도쿄올림픽서 야마모토에게 설욕하고파"
한국을 대표하는 타자로 성장한 이정후(23·키움 히어로즈)가 도쿄올림픽에서 가장 상대하고 싶은 투수는 누굴까.

메이저리그 무대를 누볐던 일본인 투수 다나카 마사히로(라쿠텐 골든이글스)를 지목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그에게선 의외의 대답이 나왔다.

이정후는 "2년 전 프리미어12 결승전 때 3구 삼진을 당했던 투수가 있다.

공이 정말 좋았다"고 말했다.

한국은 2019년 11월 17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2019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 결승전에서 일본에 3-5로 패해 준우승에 머물렀다.

'약속의 8회'에 이정후가 선두타자로 나서 기대를 모았지만 이정후는 일본의 셋업맨 야마모토 요시노부(오릭스 버펄로스)에게 3구 삼진으로 물러났다.

이어 김하성, 김재환까지 세 타자가 8구 만에 허무하게 물러났다.

야마모토는 150㎞대 후반의 직구에 140㎞대 후반의 포크볼을 던졌다.

이정후는 "구질도 다 기억한다.

내가 알기로는 포크볼-커브-포크볼(실제로는 커브-포크볼-포크볼)에 당했다"며 "다시 만나면 이기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이정후와 동갑인 야마모토는 우완 정통파 투수로 178㎝의 단신에도 불구하고 직구, 컷패스트볼, 커브, 스플리터가 모두 A급 구종으로 평가받는다.

지난해 9월 29일 세이부 라이언스전에서는 8이닝 동안 삼진을 14개 솎아낼 정도로 탈삼진 능력이 빼어나다.

일본에서도 도쿄올림픽 한일전 선발투수 1순위로 거론될 정도로 '사무라이 저팬'의 실질적인 에이스다.

콕 집은 이정후 "도쿄올림픽서 야마모토에게 설욕하고파"
이정후는 "2년이 지났는데, 나도 그렇고 그 선수(야마모토)도 얼마나 할 수 있을지 궁금하다"고 했다.

이정후는 어느덧 '태극마크' 단골이자 대표팀의 주축이 됐다.

2017년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을 시작으로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2019년 프리미어 12에 이어 도쿄올림픽까지 굵직한 국제대회에 모두 발탁됐다.

세대교체 속에 어느덧 대표팀의 중심이 된 이정후는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

그는 "이번이 네 번째 성인 대표팀이다.

APBC, 아시안게임, 프리미어12 때는 막내였기 때문에 오히려 부담이 없었다"며 "그렇지만 이제는 그때 함께 뛰었던 선배들 이름이 보이지 않고 내 또래 선수들이 보인다.

이제는 형들을 따라가기보다는 내가 중심이 되어야겠다는 책임감을 느낀다"고 밝혔다.

이정후는 "최근 야구의 인기가 조금씩 사그라들고 있다는 소리를 들었다"며 "이번 올림픽을 계기로 야구 인기가 살아나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며 각오를 다졌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