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리그 최고령 타자 유한준, SSG전서 시즌 마수걸이 홈런
떨어진 장타력 회복하려 동분서주…"기회 준 kt 위해 포기 안 할 것"
세월과 싸우는 유한준 "생각 많아진 올해…끝까지 해보겠다"
프로야구 KBO리그 최고령 타자 유한준(40)은 요즘 생각이 많다.

세월의 무게 때문인지 예년처럼 많은 장타를 터뜨리지 못하고 있어서다.

2014년부터 한해도 빠짐없이 두 자릿수 홈런을 기록했던 유한준은 9일 인천 SSG 랜더스필드에서 열린 SSG 랜더스와 원정경기 전까지 단 한 개의 홈런도 만들지 못했다.

변한 것은 없다.

예년과 똑같은 루틴으로 매 경기를 준비하고, 타석에 선다.

훈련 강도도 낮추지 않았다.

웨이트 훈련 시 바벨의 무게도 똑같다.

달라진 건 나이 앞자리 숫자와 '최고령 타자'라는 수식어뿐이다.

유한준은 "작년과 변한 건 없다고 생각했는데, 요즘 들어 장타력이 떨어졌다는 것을 피부로 느끼고 있다"며 "잡념에 빠지지 않으려고 노력하는데, 쉽지 않더라"라고 말했다.

유한준은 세월을 이겨내기 위한 방법을 찾기 위해 노력했다.

최고참이라는 자존심은 내려놓은 지 오래다.

코치, 후배 선수 할 것 없이 주변의 많은 사람에게 조언을 구하며 해결 방안을 찾았다.

유한준은 "타격 밸런스를 좋게 유지하더라도 장타가 나오지 않아 고민이 많았다"라며 "밸런스가 무너지는 한이 있어도 새로운 방법을 찾을 것인지, 아니면 장타력이 떨어졌다는 것을 수긍하고 내 타격 방법을 유지할 것인지 고민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그토록 안 나오던 홈런은 개막 후 팀 52번째 경기 만에 터졌다.

유한준은 9일 SSG전 1회 2사 1루에서 상대 선발 이건욱을 상대로 좌월 투런 홈런을 쳤다.

볼카운트 2볼에서 높은 직구를 잡아당겨 좌측 담장을 넘겼다.

그는 이날 홈런을 포함해 5타수 2안타 2타점 1득점을 기록하며 팀의 7-3 승리를 이끌었다.

경기 후 만난 유한준은 "이렇게 늦게 시즌 첫 홈런이 나온 건 처음인 것 같다"며 "수훈 선수로 뽑혀 인터뷰하는 것 자체가 민망하다"라고 웃었다.

그는 "올해는 유독 많은 생각이 드는 한 해"라며 "kt가 (적지 않은 나이의) 내게 더 뛸 기회를 주신 만큼, 이에 상응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내년엔 어떻게 될지 모르겠지만, 최소한 올해까지는 최선을 다해 좋은 결과를 끌어내겠다"고 다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