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전사 복무 덕분에 긴장 안 해"…데상트 매치플레이서 존재감
'강철부대' 출신 안준형, KPGA 매치플레이서 일낸다
2014년 퀄리파잉토너먼트(QT)를 거쳐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에 데뷔한 안준형(27)은 시드를 유지하지 못하고 입대를 결심했다.

당시 안준형은 7개 대회에 출전해 2개 대회에서만 컷을 통과했다.

1시즌 동안 번 상금은 296만8천원에 불과했다.

안준형은 2015년 특수전사령부(특전사)에 지원해 입대했다.

5일 경남 거제 드비치 골프클럽(파72)에서 만난 안준형은 "공수훈련, 유격훈련, 혹한기 훈련 다 받고 왔다"며 웃었다.

안준형은 훈련이 힘들기로 유명한 특전사에 관심이 많았다고 한다.

또 골프와 떨어져 있는 시간을 최소화하기 위해 특전사에서 복무하기로 했다.

그는 "입대를 결심한 이상 최대한 기간을 줄여서 다녀오는 게 좋다고 생각했다"며 "특전사는 지원한 지 두 달 안에 결과가 나오고 합격하면 바로 입대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2017년 7월 전역한 안준형은 KPGA 2부 투어인 스릭슨투어에서 다시 활동을 이어갔다.

하지만 복귀 후에도 빛을 보지는 못했다.

스릭슨투어 첫 승은 지난 4월 '2021 스릭슨투어 3회 대회'에서 거뒀다.

안준형의 프로 데뷔 첫 우승이다.

안준형은 코리안투어 무대에도 도전했다.

코리안투어 유일의 매치플레이 대회인 '데상트코리아 먼싱웨어 매치플레이' 예선에 출전한 것이다.

안준형은 지난 1일 거제 드비치골프클럽에서 열린 예선전에서 공동 15위를 기록해 대회 본선 64강 진출권을 따냈다.

'강철부대' 출신 안준형, KPGA 매치플레이서 일낸다
안준형은 선수 2명이 1 대 1로 겨루는 매치플레이에 익숙하지 않았다.

아마추어 선수였던 뉴질랜드 골프 유학 시절 몇 번 경험해본 것이 전부였다.

그런데 안준형은 이 대회에서 돌풍의 주역이 됐다.

3일 64강전에서 안준형은 최민철(33)과 연장 4차전(22홀)까지 가는 혈투 끝에 승리했다.

4일 32강전에서는 박상현(38)을 연장 1차전까지 몰고 간 뒤 승리해 16강에 진출했다.

16강은 4인 1조 조별리그 방식으로 열리며, 안준형은 B조에 속했다.

5일 조별리그 1경기에서 홍순상(40)을 2개 홀 남기고 3홀 차로 꺾은 안준형은 이어서 열린 2경기에서는 이동민(36)과 무승부를 기록했다.

안준형은 B조에서 1위를 달리고 있고, 16강 전체에서도 3위에 올라 있다.

6일 조별리그 3경기 결과에 따라 결승전 진출도 기대해볼 만한 성적이다.

안준형이 2016년 우승자 이상엽(27)을 이어 예선을 거쳐 출전한 이 대회에서 생애 첫 코리안투어 우승컵을 들어 올릴지 주목된다.

안준형은 "예선전에 출전 신청할 때는 이렇게까지 잘할 줄은 몰랐다"면서도 "자신감은 항상 있었다"고 말했다.

올해 상승세를 탄 이유를 묻자 "작년 겨울부터 열심히 준비했는데, 그게 올해 나타나는 것 같다"며 "스릭슨투어에서 우승하고 자신감이 계속 나오는 것 같다"고 밝혔다.

이어 "작년까지는 압박이 있었는데 올해는 내려놓고 있다"고 덧붙였다.

특전사 복무 경험도 안준형의 매치플레이 돌풍의 밑바탕이 됐다.

그는 "특전사 경험이 많은 도움이 된다"며 "이런 대회에서 긴장도 안 한다.

오히려 즐기고 있다"고 웃었다.

안준형은 6일 오전 이성호(34)와 조별리그 3경기에 나선다.

'강철부대' 출신 안준형, KPGA 매치플레이서 일낸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