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시즌 외국인 선수 최저연봉 받고 평균자책점 전체 2위
특이한 투구폼으로 승승장구…9경기서 2승 3패, 평균자책점 1.69
김태균이 추천한 한화 투수 카펜터…우려를 환호로 바꿨다
프로야구 KBO리그 한화 이글스는 8위를 달리고 있다.

41경기에서 17승 24패를 기록했다.

썩 좋은 성적은 아니다.

그러나 예상보다는 낫다.

한화는 올 시즌을 앞두고 주전 선수들을 대거 방출하며 리빌딩을 선언했고, 대다수 전문가는 한화가 극심한 전력난에 시달릴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화가 나름대로 약진하고 있는 건, 탄탄한 마운드 전력 때문이다.

특히 에이스로 활약 중인 좌완 투수 라이언 카펜터(31)가 눈부신 활약을 펼치고 있다.

그는 올 시즌 9경기에 출전해 2승 3패 평균자책점 1.69를 기록 중이다.

타선의 지원을 받지 못해 많은 승수를 쌓진 못했다.

그러나 평균자책점 2위, 피안타율(0.183) 1위, 9이닝당 탈삼진(9.45개) 3위 등 각 부문에서 리그 최고의 성적을 기록하며 자기 자리를 든든하게 지키고 있다.

사실 카펜터는 한화의 영입 추진 1순위 투수는 아니었다.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에서 이렇다 할 모습을 보이지 못했고, 지난해엔 KBO리그보다 실력이 떨어지는 대만에서 뛰었다.

대만에서의 성적만 놓고 그의 실력을 검증할 순 없었다.

김태균이 추천한 한화 투수 카펜터…우려를 환호로 바꿨다
이런 가운데 지난해 은퇴한 김태균이 카펜터 영입을 적극적으로 추천했다.

한화 관계자는 "김태균이 외국인 투수 영입 추천위원으로 합류했다"며 "당시 김태균은 자기가 책임지겠으니 카펜터를 영입하라고 했다"고 귀띔했다.

김태균은 "카펜터는 LG 트윈스에서 활약하던 벤자민 주키치를 연상케 했다"며 "공을 던지는 타점이 높고 다양한 변화구를 던지는 기술이 대단하더라. 구속은 빠르지 않지만, 이런 유형의 투수는 타자 입장에서 매우 까다롭다"고 말했다.

한화는 김태균의 추천대로 카펜터를 연봉 50만 달러에 영입했다.

올해 외국인 선수 가운데 몸값이 가장 적었다.

주변의 반응은 썩 좋지 않았다.

한화는 비용 절감을 위해 수준이 떨어지는 외국인 투수를 영입했다는 오해도 받았다.

그러나 김태균의 눈은 정확했다.

카펜터는 까다로운 투구폼으로 상대 타자들을 완벽하게 제압했다.

카펜터는 1루 쪽 투수판을 밟고 축발과 디딤발을 엇갈리게 던지는, 일명 크로스 스탠스 투구폼으로 공을 던진다.

다른 투수들과 공이 날아가는 각도가 다른데다, 디셉션(공을 감추는 동작) 효과까지 볼 수 있다.

카펜터는 2011년부터 2013년까지 LG에서 활약한 주키치 못지않은 성적을 거두고 있다.

카펜터는 지난 22일 kt wiz와 홈 경기에서도 7이닝 동안 단 1개의 안타만 허용하며 상대 타선을 꽁꽁 묶었다.

카펜터의 활약은 불펜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

한화는 카펜터가 등판한 9경기에서 29명의 불펜 투수를 투입했다.

경기당 3명 정도의 투수만 활용한 셈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