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전 친구 사고 소식 들은 설린저 "프로답게 경기에 전념"
"오늘은 여러 감정이 교차하는 경기였다.

"
프로농구 안양 KGC인삼공사의 '설교수' 제러드 설린저(29)가 경기 전 친한 친구의 교통사고 소식을 듣고도 25점, 15리바운드, 7어시스트로 펄펄 날았다.

설린저는 7일 경기도 안양체육관에서 열린 2020-2021 현대모비스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7전 4승제) 3차전 전주 KCC와 경기에서 팀의 109-94 승리에 앞장섰다.

3월부터 팀에 합류, 인삼공사의 정규리그 막판 상승세를 이끈 설린저는 미국프로농구(NBA)에서 269경기를 뛴 경력이나 한 차원 높은 수준의 기량 등으로 팬들로부터 '설교수'라는 애칭으로 불린다.

인삼공사가 6강 플레이오프부터 챔피언결정전 3차전까지 포스트 시즌 9연승 신기록을 세운 것도 설린저의 역할이 크다.

정확한 외곽과 패스 능력을 갖춘 설린저가 필요할 때는 직접 득점을 올려주고, 수비가 비어 있는 동료 선수를 찾아 전달하는 패스 등으로 팀에 커다란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기 때문이다.

경기 전 친구 사고 소식 들은 설린저 "프로답게 경기에 전념"
그는 그러나 이날 경기를 앞두고 친구의 교통사고 소식을 들었다고 한다.

경기가 끝난 뒤 설린저는 "친구가 교통사고를 당해 의식이 없고, 두 다리를 잃을 것 같다고 한다"며 "힘든 소식이었지만 그래도 경기가 시작되면 개인적인 부분은 접어두고 경기에만 집중하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2차전에 2점슛 13개를 던져 1개만 넣는 등 야투 난조를 보인 설린저를 두고 "체력이 떨어졌다"는 평도 나왔지만 이날 40분을 다 뛰며 트리플더블에 가까운 성적을 내며 건재를 과시했다.

설린저는 "공을 잡으면 상대 수비 5명이 다 몰려드는 것 같다"며 "골밑에 오세근이나 외곽에 전성현, 이재도를 살려주며 함께 하는 농구를 하려고 한다"고 리바운드와 어시스트에도 재능을 보이는 비결을 공개했다.

그는 "외국인 선수의 주된 역할이 득점이겠지만 수비가 비어 있는 선수를 찾아 다 같이 하는 농구를 하려고 집중한다"고 설명했다.

김승기 인삼공사 감독 역시 "설린저가 밖에 있으면 상대 수비가 그냥 놔둘 수가 없다"며 "그럴 때 골밑에 오세근 쪽에 기회가 많이 생긴다"고 팀을 전체적으로 살려주는 설린저의 활약을 칭찬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