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수 감소 리스크, 선수에게 일방 전가…반인권적"
'천재지변시 연봉 조정' K리그 새 표준계약서에 선수협 반발
천재지변 등으로 프로축구 경기 수가 줄어들면 구단이 선수 연봉을 조정할 수 있도록 하는 개정 선수표준계약서가 마련되자 선수 단체가 반발하고 나섰다.

4일 한국프로축구연맹에 따르면 문화체육관광부가 프로 종목 단체들과 함께 마련한 종목별 새 표준계약서가 곧 완성돼 발표될 예정이다.

이중 프로축구 표준계약서에는 프로연맹이 지난해 11월 이사회에서 의결한 '선수 기본급 조정 조항'이 포함돼있다.

이 조항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같은 전염병, 천재지변, 전쟁이나 사변, 정부의 긴급조치 등 불가항력 상황에서 경기 수가 줄어들면, 구단이 줄어든 경기 수에 비례해 선수의 기본급을 조정할 수 있도록 한다.

프로연맹은 미국프로야구(MLB), 미국프로농구(NBA) 등 해외 사례를 참고해 이런 규정을 만들었다.

프로연맹에 따르면 MLB 선수 계약서는 '국가비상사태로 경기가 열리지 않을 때 커미셔너가 직권으로 선수 계약의 효력을 중단할 수 있다'고 규정한다.

NBA 단체협약에는 불가항력으로 인해 경기를 치르지 못하면 구단이 그 비율에 따라 연봉을 감액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 있다.

한국프로축구선수협회는 이런 조항이 반인권적이라며 반대하고 나섰다.

선수협은 이날 성명을 내고 "경기 수를 정하고 리그를 운영하는 주체는 프로연맹임에도 불가항력으로 인한 경기 수 감소의 리스크를 선수에게 일방적으로 부담시키고 있다"고 주장했다.

선수협은 종전 표준계약서에도 있던, 선수 초상권 등 퍼블리시티권을 구단에 귀속시키는 조항 등에 대한 반대 입장도 성명에서 재차 밝혔다.

선수협은 국제축구선수협회(FIFpro)에 개정 표준계약서의 문제점을 안건으로 상정해 논의할 계획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