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현 2점 묶고 3점 쾅쾅쾅…공수겸장 거듭난 인삼공사 문성곤
"3점포요? 울분을 터뜨렸습니다.

"
프로농구 안양 KGC인삼공사의 문성곤은 2015년 신인선수 드래프트에서 전체 1순위로 지명됐다.

하지만 데뷔 시즌 22경기에 나서 평균 1.7점, 1.0리바운드, 0.3어시스트를 기록하는 데 그쳤다.

다소 실망스러운 두 시즌을 보내고 상무를 다녀온 문성곤은 색깔이 뚜렷한 선수로 변화했다.

한국 농구를 대표하는 '블루 워커'이자 인삼공사의 프랜차이즈 스타인 선배 양희종(37)을 닮아갔다.

수비를 확실한 강점으로 내세우며 주전으로 도약했다.

올 시즌에는 정규리그에서 스틸 2위(1.8개), 블록 국내 선수 3위(0.7개) 등 수비 부문 순위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전주 KCC와의 챔피언결정전 1차전은 문성곤의 끈질긴 수비가 빛을 발한 무대였다.

수비 리바운드 4개를 포함해 총 7개의 리바운드를 잡아냈고, 스틸 2개를 기록했다.

무엇보다 KCC의 '국산 주포' 이정현을 2득점으로 꽁꽁 묶었다.

하지만 문성곤은 만족하지 않았다.

기자회견에 나선 그는 한때 인삼공사 선배였던 이정현을 완벽하게 막아낸 소감을 묻는 말에 "정현이 형에게 공이 투입되는 것을 막으려고 했는데도 형에게 많이 들어가더라. 앞으로 더 신경 써서 막겠다"고 답했다.

문성곤은 공격에서도 빛났다.

승부처가 된 3쿼터 3점 4개를 던져 3개를 적중시켰다.

이정현 2점 묶고 3점 쾅쾅쾅…공수겸장 거듭난 인삼공사 문성곤
전창진 KCC 감독은 경기 전 "'5대4 수비'를 준비했다"고 했다.

정규리그 3점 성공률이 23%에 불과한 문성곤을 외곽에 풀어두되, 다른 4명의 선수를 더 밀도 있게 막겠다는 전략이었다.

하지만 문성곤이 보란 듯이 외곽포를 터뜨리면서 KCC의 전략은 완전히 어그러졌다.

문성곤은 "울분을 터뜨렸던 것 같다.

워낙 안 들어갔고, 스스로도 의기소침했었다"고 돌이키면서 "동료들이 자신감을 심어줬기에 오늘 좋은 결과를 낼 수 있었다"고 말했다.

문성곤의 '근본'은 슈터다.

경복고 시절 3점포로 이름을 날렸다.

잠자던 그의 공격 본능이 중요한 때 되살아났다.

역대 최고 외국인 선수로 꼽히는 미국프로농구(NBA) 출신 제러드 설린저와 외곽포 전문 전성현이 활개를 치는 마당에 '공수 겸장'으로 거듭난 문성곤까지 남은 시리즈 꾸준한 활약을 펼친다면 우승 반지는 더 가까워진다.

문성곤은 시즌을 마치면 피겨스케이팅 전 국가대표 곽민정(27)과 백년가약을 맺는다.

문성곤은 반지 2개를 모두 끼고 싶을 터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