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 롯데전서 8회말 역전 2타점 2루타 폭발
더그아웃 한숨 걷어낸 김현수 "이런 경기 계속되진 않을 것"
간절할 때 가장 필요한 한방을 쳐주는 타자. 프로야구 LG 트윈스엔 김현수(33)가 있었다.

LG는 29일 잠실 롯데 자이언츠전에서 3-2 역전승을 거뒀다.

승리의 주역은 김현수였다.

3번 타자 좌익수로 나선 김현수는 팀이 1-2로 뒤진 8회말 극적인 2타점 역전타를 쳐내고 팀의 단독 1위 등극을 주도했다.

8회말에 들어가기 전까지만 해도 LG의 분위기는 최악이었다.

팀 타율 최하위인 LG는 전날 단 1점도 뽑지 못하고 롯데에 0-3으로 완패했다.

에이스 케이시 켈리가 등판한 경기였지만 댄 스트레일리를 필두로 김대우-최준용-김원중으로 이어진 롯데 마운드에 꼼짝하지 못했다.

이날 선발투수 매치업은 LG의 앤드루 수아레즈와 롯데의 앤더슨 프랑코로 LG의 우위가 예상됐지만, 전망은 빗나갔다.

LG는 상대 선발 프랑코에게 6회까지 1점만을 뽑는 데 그쳤다.

1-2로 뒤진 상황에서 상대는 전날처럼 7회말부터 '필승조'를 가동하기 시작했다.

LG는 7회말 삼자범퇴로 무기력하게 물러나며 전날 경기 패배의 루트를 정확히 밟아나가는 듯했다.

하지만 8회말 대타 이천웅이 우전 안타로 출루하며 불씨를 살려냈다.

홍창기가 볼넷을 골라냈지만, 어느새 아웃카운트는 2개가 쌓였다.

롯데는 2사 1, 2루에서 김현수의 타석 때 마무리 김원중을 일찍 투입하며 승부수를 띄웠다.

김현수는 사실상 마지막 기회를 살려냈다.

김원중의 초구 직구를 통타해 좌중간을 가르고 경기를 뒤집었다.

경기 후에 만난 김현수는 "전력분석팀에서 김원중은 변화구보다 직구가 스트라이크가 많이 들어온다고 해서 초구부터 직구를 노렸다"고 설명했다.

그는 "어제 한번 김원중을 상대했던 게 타이밍을 잡는데 괜찮지 않았나 싶다"고 덧붙였다.

팀 타율 꼴찌 팀의 주장으로서 김현수는 마음고생을 적잖게 했다.

팀 동료들의 잘 맞은 타구가 상대 수비 시프트에 걸리고, 멀리 뻗어나가는 타구는 국내에서 가장 큰 잠실구장을 쓰는 이유로 뜬공 아웃되는 상황에서 김현수가 할 수 있는 건 많지 않았다.

그는 "선수들에게 이겨내자고 말하고, 소극적으로 치지 말자고 말하지만 잘 맞은 타구마저 잡히니까 악순환이 오더라"고 말했다.

김현수는 "다들 타격하고 들어오면 한숨만 내쉰다"며 "제가 망가져서라도 웃기려고 한다"고 전했다.

김현수는 자신의 짜릿한 2타점짜리 역전 2루타가 타선 부활의 계기가 되길 간절히 바랐다.

그는 "우리 팀 타자들이 부진하긴 하지만 시즌 중에 한번은 겪는 부분"이라며 "이런 경기가 계속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삼성 라이온즈와 주말 3연전을 치르기 위해 대구로 떠나는 김현수는 "대구에선 타격이 살아났으면 한다"며 "선수들이 좀 더 자신 있게 쳤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류지현 LG 감독은 "선발 수아레즈가 잘 던졌는데 승리 투수가 안 돼 다소 아쉽다"면서 "공격에서 김현수가 역시 팀의 주장으로서 어려운 상황을 승리로 이끌어줬다.

그에 앞서 교체 투입된 이천웅이 선두타자로 집중력을 갖고 출루해 역전의 발판을 만들었다"고 평가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