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박 1451일' 한화, 박종훈 공략 실패의 역사 [문학:포인트]

[엑스포츠뉴스 인천, 조은혜 기자] 해가 바뀌어도, 감독이 바뀌어도 박종훈의 '독수리 천적' 면모는 변함이 없었다. 20번 나와 16승 1홀드 무패. 꼬박 4년의 세월이다.

SSG는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1 신한은행 SOL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의 팀 간 1차전에서 2-1 승리를 거뒀다. 개막전에서 롯데 자이언츠를 꺾은 SSG는 이날 승리로 개막 후 2연승을 내달렸다. 이날 선발 등판한 박종훈은 7이닝 2피안타(1홈런) 1볼넷 5탈삼진 1실점 호투로 시즌 첫 승을 올렸다.

한화전으로 따지면 무려 16연승이다. 박종훈은 2017년 4월 16일 대전 한화전 승리를 시작으로 현재까지 단 한 번도 패전 없이 연승을 이어가고 있다. 1451일, 정확히 4년에서 열흘이 모자란다. 박종훈은 2016년 한화전 3경기에서는 모두 패전투수가 됐지만 2017년부터는 구원 한 번을 포함해 20경기 등판, 16번 승리, 1번 홀드, 노디시전 세 번을 기록했다. 노디시전 세 번도 모두 5이닝 이상 2실점 이하로 성적이 괜찮았다.

이날 박종훈과의 상대를 앞두고 한화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은 `박종훈 선수가 한화 상대로 좋은 기록을 가지고 있다는 걸 알고 있다. 새로 준비하고 들어왔기 때문에 오늘은 다른 결과를 이끌어낼 수 있었으면 좋겠다`며 `박종훈은 상하, 좌우 코너를 넓게 쓰기 때문에, 거기에 따라가지 않고 카운트 싸움을 길게 가져가다보면 좋은 결과가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고 기대했다.

하지만 이날도 박종훈은 한화 타자들을 완벽하게 묶었다. 지난해와는 완전히 다른 코칭스태프와 젊어진 라인업도 박종훈을 제대로 공략하지 못했다. 1회 정은원 뜬공, 정진호와 하주석 땅볼 후 2회에는 힐리, 이성열이 연속 삼진으로 물러났다. 몸에 맞는 공으로 출루한 김민하는 견제사. 그간 퀵모션이 약점이었던 박종훈이었기에 더 짜릿할 수밖에 없는 이닝 종료였다.

한화는 3회 임종찬이 박종훈의 주무기 커브를 받아쳐 홈런을 터뜨렸지만, 강경학의 안타 이후 이렇다 할 대처가 없었다. 그나마 길었던 카운트 싸움은 이닝을 거듭할수록 더 무기력해졌고, 결국 이날 한화는 단 2안타를 기록하는데 그치며 2연패를 당했다.

2017년 기복이 심했던 초보 선발 박종훈은 어엿한 에이스가 됐고, 한화가 아니더라도 상대에게 위압감을 주는 투수가 됐다. 박종훈에게 묶인 4년의 시간, 이제 한화에게는 천적 그 이상으로 두려운 존재일지도 모른다.

eunhwe@xportsnews.com / 사진=인천, 윤다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