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FC 폭행 가해자-피해자 측 공방…성추행 여부 놓고도 이견
"피해자가 10억원 요구" vs "돈 얘기 먼저 한 적 없어…2차가해"(종합)
약 3년 전 프로축구 대구FC 선수단 내에서 발생한 폭행·성추행 사건을 둘러싸고 가해자와 피해자 측의 공방이 이어지고 있다.

가해자로 지목된 전 프로축구선수 A씨는 지속적 괴롭힘과 성추행 등 일부 의혹에 대해 사실이 아니라는 입장을 밝히며, 피해자 B씨 측이 거액의 돈을 요구했다고 주장했다.

반면 B씨 측은 성추행 영상 등 증거 자료를 확보하고 있으며 금전적 보상을 먼저 요구하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6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A씨가 같은 구단에 있던 자신의 동생(B씨)에게 지속적인 괴롭힘과 폭력, 성추행을 가했다는 한 청원인의 글이 올라왔다.

청원인은 "(A씨가) 동생을 외출이나 외박도 나가지 못하게 협박하거나 중간에 들어오도록 압박했다", "선수들이 있는 식당에서 동생에게 유리로 된 물건을 던져 정강이가 찢어지게 했고, 그대로 달려와 주먹을 사용해 폭행하고 넘어뜨려 발로 밟았다.

동생의 머리채를 잡고 1층부터 세탁실이 있는 4층까지 끌고 올라가 가둔 뒤 문을 잠그고 때렸다"고 주장했다.

또 "매일 같이 찾아와 1시간 정도 동생의 옷을 벗긴 뒤 동생의 룸메이트에게 드라이기, 콘센트 등을 이용해 손발을 묶으라고 지시했다.

그 뒤에는 동생의 몸을 비하하면서 놀리고 더듬거나 성기를 만지고 툭툭 치기도 하며 성적 수치심을 줬다"는 등 성폭력이 있었다고 썼다.

이에 대해 A씨는 7일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2018년 10월 한 차례 폭력을 가한 적은 있지만. 성추행은 없었다"며 "지속적 괴롭힘이 아니라 (B씨가) 생활 규범에 어긋난 행동을 빈번하게 해 얼차려를 준 적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숙소 소등 시간이 있어 방에 들어가 점검하는 경우는 있었지만, 성추행은 일절 없었다"고 거듭하며 "한 차례 폭행이 있었던 건 사과를 했고, 본인도 받아줬다.

부모님도 찾아뵙고 사죄했고 구성원들에게도 사과했다.

이후 원만하게 잘 지냈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A씨는 B씨 측이 거액의 돈을 요구했다는 주장을 내놨다.

A씨는 "올해 2월 말경에 다시 (피해 관련) 얘기가 나왔고, 그쪽에서 구단에 영상을 제시하며 항의했다는 걸 알게 됐다.

당연히 사죄해야겠다고 생각해 연락해 만났다"며 "3월 초부터 4차례 만났는데 첫 만남부터 돈 이야기를 꺼냈고, 사과를 받은 적이 없다며 10억원을 요구했다"고 했다.

이어 "그 금액을 감당할 수 없다고 하니 (상대편에선) 합의해 줄 테니 분할 상환하라는 이야기까지 했다.

(10억이 안 되면) 5억이라도 반드시 받아야겠다고 했다"고 전했다.

"피해자가 10억원 요구" vs "돈 얘기 먼저 한 적 없어…2차가해"(종합)
그러자 청원인인 B씨의 친형이 반박에 나섰다.

청원인은 같은 날 연합뉴스와 전화통화에서 "3월 6일 우리 측과 가해자와 처음 만났다.

상대가 먼저 연락을 해왔다.

우리는 동생이 입은 피해에 대해 '어떻게 보상할 거냐'고 했고, 그쪽에서 '무슨 수를 써서라도 지낼 곳이나, 생활비 같은 걸 지원하겠다고 했다"며 "보상에 대해 '돈' 얘기를 꺼낸 건 가해자 측이다"라고 주장했다.

그는 "집이나 생활비가 문제가 아니었다.

동생이 20대 초반에 운동을 그만뒀다.

그때까지 들인 노력과 시간은 물론 선수 생활을 그만둠으로써 미래의 시간까지 잃어버렸다"며 "'이 부분은 어떻게 할 거냐'고 하자 가해자가 '그것도 보상하겠다'는 식으로 답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가해자 측이 보상 방안에 대해서는 명확히 언급하지 않았고, B씨 측이 여러 차례 같은 질문을 하며 실랑이를 벌인 끝에 먼저 금액을 이야기했다는 게 청원인의 입장이다.

그는 "구체적인 방안을 물어도 '잘 모르겠다'며 답을 하지 않으니 답답한 마음에 10억을 불렀다.

너무 많다고 해서 조금 뒤에 5억을 이야기했다.

상대는 대안을 내놓지 않았다"며 "협박을 했다는 건 사실이 아니"라고 설명했다.

청원인은 '돈으로 협박을 당했다'는 가해자의 주장에 B씨가 2차 피해를 받고 있다고 토로하며 돈을 바랐다면 공론화를 시키지 않았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애초에 동생은 법대로 하겠다는 입장이었고, 오늘 경찰에 고소장을 접수했다.

증거 자료와 폭행 당시 병원에 다녔던 의료 기록 등을 경찰에 제출했다.

성추행도 모두 사실이다.

동생이 나체로 기합을 받는 영상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선수 시절 B씨와 함께 숙소 생활을 한 선수 2명도 증인으로 확보했다고 덧붙였다.

한편, 사건이 알려지자 대구FC 구단은 6일 인스타그램 등을 통해 "이번 사안을 중대히 인지하고 이른 시간 내 사실관계 규명에 최선의 노력을 기울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청원인은 "과거에 대구FC 관계자에게 기합 영상을 보낸 적이 있다.

하지만 구단은 모르는 내용이라고 한다.

폭행 사건이 있었을 때도 구단은 가해자와 동생을 분리하지 않는 등 적절히 대처하지 않았다"며 "어제 일이 터지고도 구단에서는 전화 한 통이 없었는데, 어떻게 진상 규명을 하겠다는 건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피해자가 10억원 요구" vs "돈 얘기 먼저 한 적 없어…2차가해"(종합)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