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신수와 직구 승부…원태인 "정규시즌 때는 이렇게 못하죠"
고졸 3년 차 우완 영건 원태인(21·삼성 라이온즈)은 자신이 태어난 해에 이미 미국프로야구 시애틀 매리너스와 계약(입단은 2001년)한 '우상' 추신수(39·SSG 랜더스)와 맞대결에서 '직구'를 앞세웠다.

첫 번째와 두 번째 타석에서는 직구만 던졌고, 세 번째 타석에서야 변화구를 섞었다.

원태인은 "추신수 선배님과 맞붙는 것만으로도 영광이었다"며 "정규시즌 때는 추신수 선배께 감히 직구 승부를 걸긴 어려울 것 같았다.

시범경기에서라도 직구 승부를 해보고 싶었다"고 씩 웃었다.

원태인의 직구도 밀리지 않았다.

25일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1 프로야구 시범경기 SSG전에 선발 등판한 원태인은 이날 2번 타자·좌익수로 선발 출전한 추신수와 3차례 만났다.

추신수는 안타 한 개와 땅볼 두 개를 쳤고, 타점 2개도 생산했다.

삼성이 2-0으로 앞선 1회 무사 3루에서 원태인은 추신수에게 시속 146㎞ 직구를 던졌다.

추신수는 2루 땅볼로 물러났고, 이 사이 3루 주자 최지훈이 홈을 밟았다.

3회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다시 추신수와 맞선 원태인은 또 과감하게 직구를 던졌다.

추신수는 이번에는 원태인의 공을 정확하게 받아쳐 중전 안타를 만들었다.

4-1로 앞선 5회 1사 1, 3루에서는 다른 볼 배합을 썼다.

원태인의 초구 체인지업에 추신수는 배트를 내밀려다가 멈췄지만, 스윙 판정을 받았다.

이후에도 원태인은 변화구를 던졌고, 추신수를 1루 땅볼로 잡아냈다.

이때도 3루 주자가 홈을 밟아 추신수는 타점을 추가했다.

경기 뒤 만난 원태인은 "시범경기가 아니라면, 내가 언제 추신수 선배께 직구 승부를 걸 수 있겠나"라고 유쾌하게 웃은 뒤 "5회에는 실점 위기를 넘기고 싶어서 변화구를 섞었다"고 전했다.

추신수와 직구 승부…원태인 "정규시즌 때는 이렇게 못하죠"
이날 원태인은 5이닝 동안 3안타만 내주고 2실점(1자책) 했다.

직구 구속은 최고 시속 148㎞까지 찍었고, 아직 감각을 익히고 있는 커브와 슬라이더도 적절하게 섞었다.

원태인은 "구속에는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라면서도 "올해에는 스프링캠프 기간 일주일에 4, 5번씩 웨이트 트레이닝을 했다.

기구의 무게도 높였다.

몸이 좋아지는 과정에 구속도 오른 것 같다"고 했다.

이어 "오늘 경기에서 3회까지는 (익숙한 구종인) 체인지업 대신 커브와 슬라이더 위주로 투구했다.

제구가 잡히는 것 같아서 기쁘다"고 덧붙였다.

원태인은 지난해 삼성 붙박이 선발로 뛰며 6승 10패 평균자책점 4.89로 잘 던졌다.

좌완 최채흥이 부상으로 개막 엔트리 합류가 어려운 터라, 원태인은 3선발로 2021시즌을 시작한다.

원태인은 "내가 3선발이라고 불려도 될까"라고 조심스러워하더니 "어느 자리에서건 열심히 하겠다"고 의욕을 드러냈다.

원태인이 성장한 덕에 삼성은 재도약을 꿈꾼다.

원태인은 "1루수 오재일 선배가 오시고, 마무리 오승환 선배가 시즌 시작부터 팀과 함께한다.

확실히 팀이 강해졌다"며 "올해는 꼭 (홈구장) 라이온즈 파크에서 포스트시즌 경기를 치르겠다.

개인적으로는 지난해 달성하지 못한 10승을 꼭 채우고 싶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