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 부상 악재에 황인범·이재성·김진수, 김문환·권경원 등도 빠져
대표팀 '완전체' 훈련도 24일 하루뿐…"선수들과 좋은 모습 보이겠다"
한일전에 '공수 핵심' 빠지는 벤투호…"어렵지만 극복하겠다"
"손흥민과 황희찬까지 잃게 되면 굳이 말하지 않아도 어떤 어려움이 있을지 다 아실 거라 생각합니다.

"(파울루 벤투)
10년 만에 성사된 일본 축구대표팀과 '친선 평가전'을 앞둔 축구대표팀의 파울루 벤투(52·포르투갈) 감독은 15일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한일전(25일·일본 요코하마)에 나설 24명의 명단을 발표하면서 표정이 썩 밝지 못했다.

대표팀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전 세계적 유행으로 3월에 치러져야 했던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이 6월로 미뤄지는 통에 지난해 11월 오스트리아 원정 이후 실전을 치를 기회가 사라질 뻔했다.

우여곡절 끝에 일본축구협회의 요청으로 3월 평가전 일정을 어렵사리 잡았지만 벤투 감독은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선수 차출에 난항을 겪어야만 했다.

더군다나 '핵심 공격수' 손흥민(토트넘)은 설상가상으로 이날 새벽 치러진 아스널과 '북런던 더비'에서 전반 19분 만에 왼쪽 허벅지 통증을 호소하며 교체되는 악재까지 발생했다.

벤투 감독은 어쩔 수 없이 손흥민을 한일전 24명의 명단에 포함했지만 부상 정도에 따라 소집하지 못할 가능성도 생겼다.

여기에 황희찬(라이프치히)은 소속팀과 주 정부가 선수의 목적지와 여정을 확인한 뒤 귀국 이후 격리 면제를 논의하고 있는 단계여서 차출 여부가 불확실한 상태다.

이 때문에 벤투 감독은 애초 23명 명단보다 1명 더 많은 24명을 뽑았다.

어렵사리 24명을 뽑았지만 그동안 벤투호의 중추 역할을 맡아온 '공수 핵심' 선수들이 대거 빠져 '반쪽짜리' 대표팀의 모양새가 됐다.

한일전에 '공수 핵심' 빠지는 벤투호…"어렵지만 극복하겠다"
손흥민과 황희찬의 소집이 사실상 불분명한 상황에서 중국 무대에서 뛰는 수비수 김민재(베이징 궈안)와 지난해 K리그1 MVP 손준호(산둥 루넝)를 비롯해 공격수 황의조(보르도)는 코로나19에 따른 소속팀의 차출 반대로 합류하지 못했다.

또 공격라인의 이재성(홀슈타인 킬)은 최근 소속팀에서 발생한 코로나19 확진자로 자가격리를 하고 있고, 중원의 핵심인 황인범(루빈 카잔)과 왼쪽 풀백 김진수(알 나스르)는 나란히 아킬레스를 다쳐 경기에 나서지 못하는 데다 수비수 권경원(김천상무)도 허리 부상으로 '개점 휴업' 상태다.

벤투 감독은 어쩔 수 없이 최전방 공격자원으로 K리그2(2부리그) 소속의 이정협(경남)과 A매치 경험이 전무한 조영욱(서울)을 호출했다.

여기에 3월 A매치 기간에 U-23 대표팀도 소집훈련을 준비하면서 벤투 감독은 'U-23 연령대' 선수들을 많이 불러들이지 못하게 된 것도 아쉽기만 하다.

벤투 감독도 명단 소집의 한계점을 설명했다.

그는 "명단 꾸리기에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

수비 라인의 김민재, 김진수, 김문환(LAFC), 권경원도 자주 소집했던 선수인데 빠졌다"라며 "미드필더에는 팀의 중추적인 역할을 하는 황인범도 없고, 더 위로 올라가면 주축 포워드 황의조와 늘 함께했던 이재성도 오지 못한다"고 말했다.

이어 "조금 더 부정적으로 볼 때 손흥민과 황희찬까지 잃게 되면 굳이 말하지 않아도 어떤 어려움이 있을지 다 아시리라 생각한다"라며 "지금 있는 선수들을 데리고 최선을 다해 준비해야 한다.

환경의 변화나 특수성을 감안하고, 어떤 방식으로 최선의 경기를 할 수 있을지 연구해 좋은 결과를 가져오겠다"고 강조했다.

한일전에 '공수 핵심' 빠지는 벤투호…"어렵지만 극복하겠다"
선수 구성의 어려움뿐만 아니라 22일 일본으로 이동해서도 제대로 된 훈련을 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해외파 선수들이 일본으로 직접 합류해서 '완전체'로 훈련할 수 있는 날도 제한적이다.

벤투 감독은 "이번 소집은 아주 짧고 모든 선수가 훈련할 수 있는 날도 경기 전 하루밖에 없을 것 같다"라며 "한일전의 의미도 잘 안다.

어려움이 많았지만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 명단을 짰다.

선수들과 어려움을 극복하고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다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