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르웨이에서 중계로 아들 실수 발견…실격 면했지만 컷 탈락
'아들아, 벌타 받아야겠더라' 엄마 전화에 울고 웃은 호블란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의 '영건' 빅토르 호블란(24·노르웨이)이 어머니의 '매의 눈'으로 플레이어스 챔피언십 실격을 면했다가 컷 탈락하는 등 롤러코스터를 탔다.

호블란은 13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폰테베드라 비치의 TPC 소그래스(파72·7천189야드)에서 열린 플레이어스 챔피언십 2라운드에서 2오버파 74타를 쳤다.

중간합계 2오버파 146타를 기록한 호블란은 컷(이븐파)을 2타 차로 넘지 못하고 3라운드 진출에 실패했다.

전날 1라운드에서 2벌타를 받지 않았더라면 컷을 통과할 수 있었다는 아쉬움이 남는다.

호블란의 1라운드 성적은 2언더파 70타에서 이븐파 72타로 정정됐다.

15번홀(파4)에서 2벌타가 뒤늦게 반영됐기 때문이다.

어머니의 전화가 호블란의 스코어카드를 바꿨다.

골프채널과 AP 통신 등에 따르면, 호블란은 12일 1라운드 경기를 마치고 캐디와 차를 타러 가던 중 어머니의 전화를 받았다.

어머니가 15번홀에서 벌타를 받았는지 묻자 호블란은 "무슨 말씀이세요"라고 되물었다.

어머니는 "글쎄, 마크를 제자리에 돌려놓지 않았던데"라고 답했다.

어머니는 노르웨이에서 TV 중계를 보다가 호블란이 실수한 것을 발견하고, 아들에게 확인 전화를 건 것이었다.

실수가 있었다는 것을 모르고 있었던 호블란은 PGA 투어 경기위원회에 연락해 15번홀 상황을 찍은 비디오가 있는지 문의했고, 영상을 확인했다.

영상에서 호블란은 15번홀 그린에서 잘못된 지점에 공을 놓은 것으로 나타났다.

호블란은 동반 플레이하는 저스틴 토머스(미국)의 라인을 확보해주기 위해 마크 위치를 왼쪽으로 옮겼는데, 토머스의 플레이 후 마크를 원래 지점이 아닌 더 왼쪽으로 이동시켰다.

문제는 호블란이 이미 스코어카드에 서명했다는 것이다.

잘못된 스코어카드에 서명하면 실격 처리된다.

하지만 다행히 호블란은 '선수가 규정을 어긴 것을 몰랐다면, 벌타를 소급해서 적용할 수 있다'는 규정에 따라 구제를 받았다.

호블란은 15번홀에서 파가 아닌 더블보기를 친 것으로 점수를 고치고, 2라운드에 진출했다.

하지만 2라운드에서 2벌타를 만회하지 못해 컷을 통과하지 못했다.

호블란의 PGA 투어 22경기 연속 컷 통과 기록도 중단됐다.

그레이 영 PGA 투어 경기위원은 "호블란은 노르웨이에서 누군가에게 연락이 와서 알게 된 것 같다"며 "기억에 없는 일이어서 비디오를 볼 수 있는지 문의했다"고 말했다.

당시 호블란에게 실수를 말해준 사람이 바로 어머니였다는 것은 하루 뒤에 알려졌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