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포항전 포함 3경기 1실점 무패…외국인 가세는 이제 시작
남기일표 '압박 축구' 1부 재상륙…제주, 초반 '다크호스'
강등 한 시즌 만에 프로축구 K리그1로 돌아온 제주 유나이티드가 남기일 감독 표 '압박 축구'로 초반 선전을 펼치고 있다.

제주는 9일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포항 스틸러스와의 K리그1 3라운드에서 1-0으로 승리, 1∼2라운드 무승부 뒤 시즌 첫 승을 거뒀다.

성남 FC와의 1라운드 '탐색전'으로 0-0 무승부를 기록한 제주는 디펜딩 챔피언 전북을 상대로 시즌 첫 득점을 올리며 1-1로 비기더니 지난 시즌 3위팀 포항을 잡고 무패 행진을 이어갔다.

개막 이후 3경기에서 2득점 1실점으로 승점 5를 쌓아 철저히 실리를 챙겼다.

특히 포항전에서 제주는 상대를 정신없게 만드는 압박으로 지난 시즌 K리그1 최다 득점(56골) 팀인 포항을 꽁꽁 묶어 눈길을 끌었다.

선발 스리톱으로 나선 공민현, 자와다, 이규혁부터 강하게 압박을 시작해 스리백과 양쪽 윙백에 이르기까지 엄청난 활동량을 뽐내며 포항의 패스를 번번이 끊어냈다.

경기 시작 19분 만에 정운의 중거리포로 리드를 잡은 것도 호재였다.

공격의 상당 부분을 책임지던 일류첸코, 팔로세비치가 떠났다지만 1∼2라운드 5골을 몰아치며 연승을 거뒀던 포항은 제주의 '질식 수비'에 기세를 잇지 못했다.

초반부터 워낙 활동량이 많다 보니 제주는 후반엔 체력이 다소 떨어진 모습을 보이기도 했으나 적절히 교체 카드를 활용하며 끝까지 한 골 차 리드를 잡고 버텼다.

남기일표 '압박 축구' 1부 재상륙…제주, 초반 '다크호스'
K리그2 우승을 차지한 지난해 제주는 최다 득점 2위(50골)로 공격도 훌륭했지만, 실점(23골)이 가장 적은 팀이기도 했다.

조직력과 압박을 중시하는 남 감독의 축구가 제주에서의 두 번째 시즌에 접어들어 1부 무대에도 안착하는 모습이다.

"돌아온 만큼 1부에 잘 적응하고, 강팀과 맞붙었을 때도 물러서지 않고 제주만의 축구를 하고 싶다"는 구상이 맞아떨어져 가고 있지만, 남 감독은 "지금은 선수들이 경쟁력을 발휘하도록 팀을 계속 만들어가는 중"이라고 강조했다.

2득점이 수비수의 '원더골'로만 나온 건 아직은 아쉬운 부분이다.

공격 쪽에선 외국인 선수 3명이 완전히 가동되지 않아 100% 전력을 갖추려면 시간이 다소 필요하다.

제주는 올해 외국인 선수 진용을 완전히 새로 짰는데, 세 명 중 폴란드 연령별 대표 출신으로 관심을 끈 공격수 자와다만 K리그에 데뷔했다.

남기일표 '압박 축구' 1부 재상륙…제주, 초반 '다크호스'
1∼2라운드 교체로 나섰던 자와다는 포항전에 처음으로 선발 출격, 골을 터뜨리진 못했으나 후반 30분까지 무난하게 소화했다.

남 감독은 자와다에 대해 "보완할 점은 보였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좋아지는 게 보였다.

다음 경기에도 충분히 쓸 수 있는, 활약을 기대할 수 있는 부분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미국프로축구(MLS) 경력을 지닌 기니비사우·포르투갈 이중 국적의 윙어 제르소는 포항전에 출전하지는 않았으나 대기 명단에 이름을 올려 데뷔가 임박했다.

우즈베키스탄 출신 윙어 켄자바예프도 서서히 몸을 끌어 올리고 있다.

남 감독은 "마음 같아서는 모든 선수를 바로 가동하고 싶지만, 아직 훈련한 지 얼마 되지 않았고 부상 우려도 있으니 조심스럽게 투입하며 팀원들과 호흡을 맞출 수 있도록 하려고 한다"면서 "세 명 모두 정상 가동되려면 3월은 지나야 하지 않을까"라고 내다봤다.

K리그1 복귀 시즌의 스타트를 성공적으로 끊은 제주는 13일 대구 FC, 16일 울산 현대와 원정 경기를 치르고, 20일엔 광주 FC를 안방으로 불러들인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