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막까지 이어진 연봉 줄다리기…대구, 정승원 공백에 '냉가슴'
프로축구 대구 FC가 2021시즌이 막을 올려 첫 경기를 치르도록 주전 윙백 정승원(24)과의 계약 문제를 매듭짓지 못해 속앓이를 하고 있다.

정승원은 지난 시즌 K리그1 26경기에 출전해 대구의 2년 연속 파이널 A 진출에 큰 힘이 된 선수다.

공격수 출신으로 공격에도 적극적으로 가담하며 도움도 7개나 기록했다.

K리그에서 외모로 가장 주목받는 선수 중 한 명이지만, 소속팀에서 주축 역할을 해온 것은 물론 올림픽 대표팀에도 발탁돼 기량도 발전하고 있다.

그런데 정승원은 27일 DGB대구은행파크에서 열린 수원 FC와의 2021시즌 K리그1 개막전 홈 경기에 출전하지 않았다.

아예 명단에 이름조차 없어 궁금증을 낳았다.

정승원의 명단 제외는 계약이 마무리되지 못한 데 따른 것이었다.

개막이 되도록 계약과 관련해 구단과 견해차를 좁히지 못했다.

대구는 올해 말 계약이 끝나는 정승원에게 1년 연장 계약과 함께 원하는 수준의 연봉을 맞춰주겠다 제안했으나 정승원은 금액은 보장받되 재계약은 하지 않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계약을 연장하지 않을 경우 구단이 제시한 연봉은 정승원이 원하는 액수와 다소 격차가 있다.

결국 평행선이 이어지다 개막 당일에도 합의에 이르지 못했고, 경기에 집중하기 어려운 상황인 정승원을 대구는 내보내지 못했다.

김대원을 필두로 여러 선수가 새 시즌을 앞두고 팀을 떠나며 전력이 약화했고, 에드가의 부상에 새로운 외국인 선수 세르지뉴의 뒤늦은 합류 등 여러 변수로 어수선한 가운데 대구는 승격팀 수원 FC를 만나 고전했다.

전반 수비 실수로 페널티킥 선제골을 내준 뒤 후반 분위기를 다잡고 김진혁의 동점 골이 터져 승점 1을 따냈지만, 정승원의 공백이 아쉬울 수밖에 없었다.

개막전을 마치고 이병근 대구 감독은 "많은 걸 얘기할 수 없는 상황이다.

계약이 잘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안다"면서 "정승원이 돌아와 자리를 메워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선수 등록 마감인 2월 말까지 계약이 이뤄지지 못하면 프로축구연맹 연봉 조정신청을 통해 판단을 받는다.

정승원도 이 절차를 거치게 됐다.

정승원은 고교 시절 심각한 무릎 부상으로 두 차례 수술대에 오르고 1년 유급하는 등 굴곡을 겪었고, 입단 테스트를 통해 2016년 대구 유니폼을 입어 어렵사리 프로 무대에 진입했다.

2군에서 뛰다 2017년 1군으로 K리그에 데뷔하고, 2018시즌 주전으로 자리 잡은 그는 지난해까지 리그 통산 99경기에 출전, 100경기 출전을 눈앞에 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