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 라운드 선두로 출발했으나 우승 놓치고 공동 3위
'골든보이의 귀환'…역전패에도 얼굴 활짝 편 스피스
조던 스피스(미국)는 15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페블비치 골프 링크스에서 열린 미국프로골프(PGA)투어 AT&T 페블비치 프로암 최종 라운드에서 역전을 허용하며 3년 7개월여 만의 우승을 놓쳤다.

2타차 선두로 최종 라운드에 나선 스피스는 2타밖에 줄이지 못해 7언더파 65타를 친 대니얼 버거(미국)에 3타 뒤진 공동 3위로 밀렸다.

스피스는 최종 라운드에서 14번 홀까지 버디 3개와 보기 3개를 맞바꾸며 제자리걸음을 걸었고 뒤늦게 17, 18번 홀에서 연속 버디를 잡았지만 이미 전세는 기운 뒤였다.

실망스러운 최종 라운드였지만 스피스의 얼굴은 그리 어둡지 않았다.

3년 넘게 이어졌던 긴 슬럼프의 끝이 보였기 때문이다.

스피스는 2017년 디오픈 제패 이후 극도의 부진에 빠졌다.

우승은 고사하고 10위 내 진입도 드물었다.

24세가 되기 전에 메이저대회 3승을 포함한 PGA투어 11승을 거둬 세계랭킹 1위에 오르며 '골든보이'라는 별명까지 얻었던 화끈한 경기력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져 세계랭킹 92위까지 밀려났다.

지난해 9월 시작한 2020-2021시즌 성적도 신통치 않았다.

피닉스오픈 이전에 출전한 7차례 대회에서 4차례 컷 탈락했다.

상금을 받은 3차례 대회 가운데 2차례는 컷이 없는 대회였고, 그나마 가장 나은 성적이 공동 38위였다.

올해 들어 처음 치른 대회 파머스 인슈어런스 오픈에서도 2라운드에서 3오버파를 치는 바람에 컷을 통과하지 못했다.

그랬던 스피스는 이달 들어 달라졌다.

지난 8일 끝난 피닉스오픈에서 3라운드에서 61타를 몰아쳐 선두에 나선 끝에 공동 4위에 올랐던 그는 이어진 AT&T 페블비치 프로암에서는 첫날부터 선두권을 달렸다.

걸핏하면 페어웨이를 멀찌감치 벗어나던 드라이버가 한결 정확해졌고, 덩달아 그린 적중률도 수준급으로 올라왔다.

특히 누구나 부러워했던 감각적인 퍼팅 솜씨가 돌아온 조짐이 뚜렷했다.

그는 무엇보다 잃었던 자신감 회복을 반겼다.

"뭐가 문제인지 몰라서 더 힘들다"고 풀이 죽어 있던 스피스는 AT&T 페블비치 프로암이 끝난 뒤 "예전 전성기에 지녔던 자신감을 찾았다"고 말했다.

"압박감 속에서도 좋은 샷을 여러 번 날렸고, 지난 대회 때보다 더 좋은 샷을 더 많이 날렸다"는 그는" 앞으로 치를 대회 때도 자신 있게 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근교 리비에라 컨트리클럽에서 오는 19일부터 열리는 제네시스 인비테이셔널에 출전하는 스피스는 "내가 가장 좋아하는 코스"라면서 "이번 대회보다 더 좋은 결과를 얻어내겠다"고 다짐했다.

스피스의 부활 조짐에 미국 골프 매체들도 "흥행을 이끌 스타의 재기"라며 반겼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