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팅하고 있는 인공지능 골퍼 엘드릭.
퍼팅하고 있는 인공지능 골퍼 엘드릭.
인간 대 인공지능(AI)의 골프 대결이 인공지능의 승리로 끝났다.

‘골프 여제’ 박세리(44)와 배우 겸 방송인 김상중이 한 조를 이룬 ‘인간팀’은 지난 30일 SBS에서 방송된 ‘세기의 대결-AI vs 인간’ 2부 골프 편에서 AI 골퍼 ‘엘드릭’에게 종합 스코어 1-2로 패했다. 경기는 전북 무주의 골프존카운티 무주에서 진행됐다.

골프 교육용 기기로 만들어진 엘드릭은 2016년 미국프로골프(PGA)투어 피닉스오픈 16번홀에서 다섯 번의 샷 만에 홀인원을 기록한 ‘검증된 골퍼’다. 정교함은 물론 평균 드라이브 비거리 300야드, 최장 드라이브 거리가 420야드에 달할 정도로 강한 파워를 지니고 있다.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46·미국)의 스윙 등 200명 이상의 프로 선수 스윙을 학습한 엘드릭은 골프장 지형을 판단하고 바람의 풍속을 읽은 뒤 계산을 통해 성공률이 높은 샷을 구사한다.

하지만 1라운드 롱 드라이브 대결의 승자는 박세리였다. 박세리는 260야드를 보냈으나 엘드릭은 강한 바람에 고전했다. 엘드릭은 첫 샷부터 OB(아웃 오브 바운즈)를 범했다. 두 번째, 세 번째 샷에서도 힘을 쓰지 못했고 박세리에게 백기를 들었다.

홀인원 대결로 펼쳐진 2라운드에선 엘드릭이 인간팀을 대표해 나온 김상중을 상대로 승리해 균형을 맞췄다. 양팀 모두 홀인원을 기록하진 못했으나 엘드릭이 홀 35㎝ 지점에 공을 붙이며 김상중을 따돌렸다.

3라운드의 3m 퍼팅 대결에서도 엘드릭이 승리했다. 박세리는 세 번 시도했으나 모두 실패했고 엘드릭은 2개의 퍼트에 성공했다. 3라운드 스코어 0-2 상황에서 이어진 5m 거리 대결에선 박세리가 2개의 퍼트를 성공시켜 2-2로 동률을 이뤘다. 그러나 남은 여섯 번의 시도에서 한 개만 성공해도 승리하는 엘드릭은 두 번째 퍼트에 성공해 최종 라운드를 가져갔다.

시청률 조사 회사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세기의 대결-AI vs 인간’ 2부는 가구 시청률 6.1%(수도권 2부 기준)를 기록했다. 마지막 퍼팅 대결에선 분당 최고 시청률이 7.6%(가구 기준)에 달했다.

조희찬 기자 etwood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