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어려움 많지만, 스스로 만족할만한 경기 하고 싶어"
"최종 목표는 한국의 '사격 대중화'"
도쿄행 준비하는 '사격 황제' 진종오 "총 내려놨다 다시 들었죠"
'사격 황제' 진종오(42·서울시청)가 도쿄 올림픽 출전을 위해 방아쇠를 당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스포츠계가 혼란에 빠진 가운데, 사격 종목도 큰 타격을 입었다.

지난해 다수의 국내외 대회가 취소·연기된 것은 물론, 실내 사격장이 폐쇄돼 선수들의 훈련 환경도 여의치 않았다.

올림픽과 함께 대표 선발전까지 연기돼 심리적인 불안감도 더해졌다.

한국 사격의 '간판' 진종오 역시 평안할 수는 없었다.

하지만 그는 조급해하기보다 휴식을 취하며 몸과 마음을 재정비했다.

진종오는 7일 연합뉴스와 전화 통화에서 "올림픽 연기 발표가 난 뒤 잠시 총을 내려놨다.

훈련이 어려운 상황이기도 했고, 컨디션 조절을 위해 잠정적으로 휴식기를 가졌다"고 말했다.

지난해 하반기에 열린 대한사격연맹 회장기, 창원시장배 등 국내 대회에 출전하지 않은 그는 "코로나19로 인해 대회 일정이 자주 변경됐다.

준비가 되지 않은 상태에서 갑작스럽게 시합하면 잘해도 본전이고, 성적이 좋지 않으면 영향이 크다"며 "1년 넘게 대회를 나가지 못해 실전 감각이 떨어진 점은 아쉽지만, 어느 정도 준비를 마친 뒤에 출전하는 게 좋겠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대한사격연맹은 지난해 치르지 못한 도쿄 올림픽 선발전을 오는 3∼4월께 진행할 예정이다.

쉬는 동안 충분히 컨디션을 끌어 올렸다는 진종오는 "이제 다시 훈련하면서 올림픽을 준비하고 있다.

대표 선발전이 정확히 언제 열릴지는 모르지만, 통과할 수 있게 실력을 갖춰야 한다"고 새롭게 각오를 다졌다.

도쿄행 준비하는 '사격 황제' 진종오 "총 내려놨다 다시 들었죠"
2008년 베이징올림픽부터 2016년 리우올림픽까지 50m 권총에서 모두 금메달을 목에 걸었던 진종오는 도쿄에서 4연패를 노릴 참이었다.

하지만 주 종목이었던 50m 권총이 이번 올림픽 정식 종목에서 제외됐다.

아쉬움을 뒤로하고 그는 남자 10m 공기권총과 혼성 10m 공기권총에서 메달을 노려야 한다.

진종오는 2012년 런던 올림픽에서 남자 10m 공기권총 금메달을 획득한 바 있다.

주 종목의 폐지는 악재지만, 10m 공기권총도 승산이 있는 종목이다.

진종오는 "메달보다는 스스로 만족할 수 있는 경기를 하는 데 집중하고 싶다"며 "물론 좋은 성적을 내면 자연스레 메달권에 들겠지만, 우선적인 목표는 내가 만족할 수 있는 기록을 내는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올림픽이 예정대로 열릴지 알 수 없고, 체계적으로 훈련이나 대회 일정 등도 잡혀있지 않아 불안한 상황이다.

하지만 내가 철저히 준비된 상태라면 불안할 일은 없다.

차근차근 준비해 가겠다"고 힘줘 말했다.

한국의 '사격 대중화'를 이끄는 게 최종 목표라는 그는 서울시청에서 플레잉 코치로 후배들을 지도하는 데도 힘쓰고 있다.

'총사령관 진종오'라는 이름의 유튜브 채널도 운영하며 대중과 소통을 시도한다.

진종오는 "나 혼자 선수 생활을 하고 끝내면 안된다.

후배들과 경험을 공유하고, 대중에게 사격을 알리면서 한국 사격의 발전에 이바지하고 싶다"며 "사격은 누구나 즐길 수 있으니 많은 분이 도전해 보시면 좋겠다.

지금은 비인기 종목이지만, 인기 종목이 되고 한국이 사격 강국이 되기를 바란다"는 소망을 덧붙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