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득점 1위' 공약 지켜…5년 만에 AFC 챔피언스리그 진출 성공
'K리그1 감독상' 김기동 감독 "포항만의 축구 색깔 만들어갈 것"
올 시즌 프로축구 K리그1 감독상을 차지한 포항 스틸러스의 김기동(49) 감독은 수상의 기쁨과 함께 포항만의 축구 색깔을 만들어 가겠다는 다짐을 전했다.

김기동 감독은 5일 서울 서대문구 스위스그랜드호텔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 대상 시상식 2020에서 K리그1 감독상을 받은 뒤 "올 한해 선수들과 정말 즐겁게 축구를 했다.

목표한 것을 모두 이루면서 행복한 시간을 보내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김 감독은 감독상 투표에서 합산 점수에서 38.09점을 받아 우승팀 전북 현대의 조제 모라이스 감독(31.07점)과 준우승팀 울산 현대의 김도훈 감독(15.70점) 등 경쟁자를 따돌리고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프로축구 역대 시상식에서 우승이나 준우승팀이 아닌 3위 팀 사령탑이 감독상을 받은 건 이번이 처음이다.

'설마 내가 받겠나.

말도 안 되는 일'이라고 생각했다는 김 감독은 "기적 같은 일이 일어났다.

올해 우리 축구가 포항만의 확실한 팀 컬러를 가졌던 것 같다.

골도 많이 넣고 박진감 있는 경기를 해 주변에서 '포항은 뭔가 다르다, 재미있다'는 평가를 들었다"며 "이런 부분 때문에 좋은 점수를 받은 것 같다.

앞으로 이런 축구를 하겠다"고 설명했다.

'K리그1 감독상' 김기동 감독 "포항만의 축구 색깔 만들어갈 것"
이번 시즌 '득점 1위 팀'을 목표로 내걸었던 그는 자신의 공약도 지켜냈다.

포항은 올 시즌 27경기에서 56득점을 폭발해 K리그1 12개 구단 중 가장 많은 득점을 기록했다.

'화끈한 축구'로 정규리그 3위(승점 50)에 오르며 5년 만에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진출 티켓까지 따냈다.

성공적인 시즌을 보낸 김 감독은 다음 시즌 구상을 묻자 "우리 스쿼드가 우승을 다툴만하지 않다"고 겸손한 답변을 내놓고는 "하지만 올해처럼 어린 선수들을 많이 키우고 우리만의 분명한 색깔을 만들며 축구를 한다면, 그것도 하나의 흥행 요소가 되리라 생각한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감독이나 선수들이나 우승에 대한 욕심이 분명히 있을 텐데, 이렇게 축구를 하다 보면 기회가 올 수도 있으니, 기회가 오면 도전해보겠다"고 힘줘 말했다.

포항은 이날 감독상뿐 아니라 영플레이어(송민규), 베스트11(강상우, 팔로세비치, 일류첸코) 등의 부문에서도 상을 거머쥐었다.

'K리그1 감독상' 김기동 감독 "포항만의 축구 색깔 만들어갈 것"
김 감독은 '선배의 모습'으로 선수들과 허물없는 관계를 유지한 것이 좋은 결과를 냈다고 설명했다.

그는 "선수들과 벽이 없다.

선수들은 편하게 다가오고, 내가 주문하는 것을 잘 받아들인다.

소통에 큰 문제가 없어서 선수들이 발전한 부분도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선수들에게 '나는 감독이기보다 500경기를 뛰며 먼저 너희의 길을 걸었던 선배다.

조언해 주는 선배이지 감독이 아니다.

편하게 얘기하라'고 했다"며 "전술적으로 선수들과 많은 논의를 한 게 어린 선수들의 성장에 도움이 됐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이번 시즌 27경기에 모두 나와 10골 6도움을 올리며 '라이징 스타'가 된 송민규에 대한 칭찬도 빼놓지 않았다.

김 감독은 "베스트11도 들어가지 않을까 내심 기대했는데 못 들어서 서운하기도 하다"며 작년엔 체력을 강조했고 이번엔 파워를 신경 쓰라고 강조했다.

그런 면에서 좋아진다면 훨씬 성장할 거다.

성장요인이 큰 선수로 K리그의 큰 자산 될 거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