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 LG·두산 선수단, 서스펜디드 게임에 한 시간 우천 중단까지
광주에서도 더블헤더 진행…진 빠진 하루
8월 무더위 속에 하루에 두 경기…'체력난' 어쩌나
프로야구 KBO리그는 지난 시즌 혹서기인 7월부터 8월까지 더블헤더와 특별 서스펜디드 게임을 할 수 없었다.

선수들의 체력과 부상 방지 때문이다.

그러나 올 시즌 장마가 길어지면서 우천 순연 경기가 많아졌고, 이대로 진행하면 선수 활동 기간에 남은 경기를 모두 치르기 힘들다는 의견이 나왔다.

이에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실행위원회를 열어 더블헤더와 서스펜디드 게임을 25일부터 적용하기로 했다.

LG 트윈스와 두산 베어스 선수들은 변경된 규정으로 인해 30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두 경기를 치렀다.

전날 우천 중단됐던 특별 서스펜디드 게임은 낮 2시 30분에 시작했다.

이날 잠실구장 인근은 섭씨 30도를 훌쩍 넘은 데다 습도가 높아 경기를 치르는데 적합하지 않았다.

가만히 서 있기만 해도 땀이 줄줄 흘러내리는 날씨였다.

이런 상황에서 양 팀 선수들은 전날 중단됐던 상황 그대로 경기를 진행했다.

양 팀은 4회부터 9회까지 5이닝을 뛰었다.

경기는 5-5로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결과는 허무했지만, 선수들은 쉴 틈이 없었다.

30분 동안 식사를 하고 유니폼을 갈아입은 뒤 곧바로 본 경기를 시작했다.

본 경기도 우여곡절이 많았다.

LG가 2-0으로 앞선 5회초 두산 공격 때 갑자기 쏟아진 비로 경기가 중단됐다.

해당 경기가 우천 취소되면 이날 경기는 노게임이 선언되고, 양 팀 선수들은 휴식일인 31일 같은 장소에서 재경기를 펼쳐야 했다.

다행히 비는 그쳤지만, 그라운드는 곳곳에 물웅덩이가 생겼다.

그라운드 복구까지는 약 한 시간이 걸렸다.

양 팀 선수들은 우천 중단된 뒤 1시간 5분 만인 오후 7시 52분에 경기를 재개했다.

최악의 상황이었다.

그러나 양 팀 선수들은 포기하지 않았다.

LG 선발 케이시 켈리는 한 시간 넘게 공을 던지지 못했지만, 다시 마운드에 올라가 투구를 이어갔다.

두 경기에 모두 출전한 선수는 많았다.

LG 불펜투수 진해수와 송은범, 고우석은 서스펜디드 게임에 이어 본경기에도 등판해 공을 던졌다.

LG 홍창기, 로베르토 라모스, 김현수, 이형종, 양석환은 두 경기를 교체 없이 뛰었다.

두산에서도 정수빈과 오재일, 호세 페르난데스, 허경민, 김재호가 두 경기를 풀타임으로 출전했다.

이날 낮 2시 30분에 첫 경기를 시작한 양 팀 선수들은 오후 9시 29분에 두 번째 경기를 마쳤다.

8월 무더위 속에 하루에 두 경기…'체력난' 어쩌나
사투를 펼친 곳은 또 있었다.

광주에서는 KIA 타이거즈와 kt wiz가 더블헤더를 펼쳤다.

첫 경기는 3시간 16분, 두 번째 경기는 3시간 13분이 소요됐다.

kt 멜 로하스 주니어, 심우준, KIA 프레스턴 터커, 나지완, 유민상, 박찬호가 두 경기를 교체 없이 모두 뛰었다.

선수들은 경기 후 기진맥진한 모습으로 경기장을 빠져나갔다.

힘든 하루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