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원 "마우스 결함이나 신구 프로그램 충돌 추정"
"박정환 괴롭힌 농심배 오류, 해킹·프로그램 문제 아니다"
한국기원은 온라인 대국으로 진행된 농심신라면배 세계바둑최강전에서 오류가 발생한 것과 관련, 마우스 결함이나 신·구 프로그램 충돌이 원인일 것으로 추정했다.

한국기원은 26일 농심배에서 발생한 오류를 검토한 결과 "외부 침입(해킹)에 대한 흔적이 없었음을 확인했고, 노트북에서도 결함이 발견되지 않았다.

사이버오로 프로그램의 기술적 문제점 또한 발견되지 않았다"는 결론을 내렸다.

오류 사태는 지난 20일 열린 박정환 9단과 판팅위(중국) 9단이 온라인으로 맞붙은 농심배 제12국 도중 일어났다.

박정환은 착점을 위해 마우스를 클릭하는 행동을 분명하게 했는데도 입력이 이뤄지지 않아 시간패 선언을 받았다.

한국기원과 중국기원은 시간패를 무효 처리하고, 21일 재대국을 결정했다.

한국기원은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네트워크 환경과 운영체제(OS)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 조사했지만, 박정환이 클릭하던 시기의 제반 환경을 그대로 재현하기는 어려웠다고 설명했다.

다만 박정환과 판팅위의 컴퓨터에 서로 다른 버전의 프로그램이 설치돼 있었다는 점에 주목했다.

박정환은 신버전, 판팅위는 구버전의 프로그램을 사용했다는 것이다.

신버전은 사이버오로가 개발해 한국기원에 무상으로 제공한 프로그램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에 맞춰 '화장실 가기', '이의제기' 등 비대면 프로 대회에 유용한 기능을 새로 탑재했다.

프로그램 버전 문제는 21일 재대국 때도 발생했다.

박정환은 바뀐 노트북과 마우스로 대국에 임했는데, 업그레이드되지 않은 프로그램이 설치된 것으로 확인돼 대국을 중단하고 최신 버전을 설치했다.

한국기원은 "대국자의 프로그램 사양을 확인해야 할 책임은 전적으로 본원에 있기에 이 부분 또한 바둑 팬 및 양 대국자에게 머리 숙여 사죄드린다"고 사과했다.

또 "이러한 과정에서 사이버오로의 대국프로그램에서 문제가 발생한 것과 같은 추측성 기사와 댓글들이 다수 올라왔다.

본원의 진행 미숙으로 피해를 본 사이버오로 측에도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한국기원은 "향후 비대면 대국에서 발생할 수 있는 모든 문제를 다각도로 점검해 이와 같은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만전을 기하겠다.

온라인 운영 방식과 규칙도 세밀하게 매뉴얼화하겠다"고 다짐했다.

이어 온라인 대국 특성상 서버, 네트워크, 하드웨어 문제나 정전 사태 등 돌발 변수가 많은 만큼 최선을 다해 대비하겠다고 강조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