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번 타자 자존심 버리고 6번에…"팀이 이기는 방향이라면"
홈런 쳐도 조심스러운 박병호 "꾸준히 노력하는 수밖에"

"꾸준하지 못해서 조심스럽긴 해요.

"
KBO리그를 대표하는 홈런 타자 박병호(34·키움 히어로즈)가 홈런 하나를 치고 쑥스러워했다.

박병호는 6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kt wiz전에 '6번 타자' 1루수로 선발 출전, 동점 솔로포를 터트려 3-2 역전승을 이끌었다.

박병호는 1-2로 추격하던 4회말 솔로 홈런을 날렸다.

지난달 18일 인천 SK 와이번스전 이후 19일·13경기 만에 나온 박병호의 시즌 18호 홈런이다.

경기 후 박병호는 "오랜만에 어제 장타가 나오고 오늘 홈런도 나와서 기분은 좋다"고 말했다.

이어 "솔직히 할 말이 없다.

꾸준하지 못해서…. 저번에 감을 찾았다는 인터뷰를 하고 오랜만에 인터뷰하게 됐다.

조심스럽긴 하다"며 어색하게 웃었다.

박병호는 최근 타격감이 떨어져 5일 시즌 타율도 0.232로 하락했다.

손혁 키움 감독은 박병호에게 '부담을 덜어줘야 한다'며 타순을 4번에서 6번으로 조정해줬다.

자존심이 상할 수도 있는 결정이었지만, 박병호는 받아들였다.

그는 "감독·코치님과 '이기는 대로 하자'고 했다.

타순이나 수비는 일단 팀이 이기는 방향으로 하자고 저도 요청을 드렸다"며 타순 조정에 대한 생각을 밝혔다.

이어 "타순 조정은 배려 아닌 배려다.

6번으로 갔다고 해서 편한 타순이라는 생각은 안 든다.

똑같이 집중해야 한다.

코치진이 4번보다는 편하다고 생각해서 내려주신 거다.

그 뜻을 잘 알기 때문에 6번에서 잘 연결하고 싶다"고 말했다.

코치진도 박병호의 타격감 회복을 위해 신경을 많이 썼지만, 가장 답답함을 느낀 것은 박병호 본인이었다.

박병호는 과거 영상을 찾아보고, 팀원 중 가장 먼저 타격 훈련을 시작하는 등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했다.

그는 "자포자기할 수는 없기 때문에 노력할 수밖에 없다고 생각했다.

체력에 문제가 되지 않는 선에서 꾸준히 연습하려고 한다.

야구를 잘하고 싶고, 예전의 자신감을 찾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꾸준히 연습하고 있다"고 털어놨다.

어린 선수들이 주축을 맡는 키움의 특성상, '형님' 역할을 하는 박병호는 스트레스를 분출하지도 못하고 속앓이를 했다.

박병호는 "제 기분이 나쁘다고 어린 선수들 앞에서 표출하는 것이 과연 도움이 되는지 생각했다.

저도 사람인지라 예전에는 스트레스를 풀려고 했지만, 열심히 잘하고 있는 어린 선수들 앞에서 그런 모습은 도움이 되지 않는다.

요즘은 타격이 안 돼도 최대한 가라앉히고 잘하는 선수들을 응원해주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선수들이 어리지만 정말 잘하고 있다.

이제는 고마운 마음은 지나갔다.

이제는 그런 마음은 없다.

저도 그 안에서 역할을 찾아서 하려고 있다.

다들 열심히 하는데 도와주고 싶다"며 후배들을 대견스러워하는 마음을 드러냈다.

박병호는 타격감을 완전히 되찾아 중심 타자로서 가을야구 무대를 밟기를 기대하고 있다.

그는 "항상 타석에서 자신감 있는 느낌이 들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가을야구까지 아직 경기가 많이 남았다.

계속 보탬이 돼서 중심타자 역할을 잘 수행하고 싶고, 그렇게 가을야구에 가고 싶다"는 바람을 밝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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