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곰' 잭 니클라우스(80·미국)가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선수들에게 따끔한 쓴소리를 했다. 상금 규모가 커져 적당히 활약해도 연간 수 백만달러를 챙길 수 있는 탓에 선수들의 '프로 의식'이 실종됐다는 지적이다.

니클라우스는 지난 30일 미국 미시간주에서 열린 PGA 챔피언스투어 앨리 챌린지 기자회견에 참석해 "우승을 하지 않고 투어에 뛰기만 해도 매해 300만~400만달러(약 47억원)을 벌 수 있는 탓에 최선을 다하지 않는 선수들이 보인다"며 "젊은 선수 가운데 상당수가 타이거 우즈(45·미국)만큼 운동을 열심히 할 노력도 않하고 타성에 젖어있다"고 비판했다.

니클라우스는 PGA 투어에서 73승을 거둔 ‘살아 있는 전설’이다. 이 중 메이저 대회 우승이 18차례로 역대 최다 규모다. 하지만 역대 누적 상금랭킹 순위에서는 273위에 불과하다.
1990년대 후반 우즈의 등장 이후 PGA 투어의 상금이 규모가 기하급수적으로 불어난 탓이다. 1989년에 20만 달러던 마스터스의 상금은 우즈가 데뷔 뒤 5년 만인 2001년 100만8000달러로 100만달러 벽을 넘어섰다.

니클라우스가 투어에서 받은 가장 많은 상금은 1986년 마스터스토너먼트 우승 상금인 14만4000달러다. 지난해 마스터스토너먼트의 우승 상금은 207만달러. 33년만에 상금 규모가 14배 늘어난 셈이다. 니클라우스는 "내가 현역으로 활약할 때는 경기에 뛰는 144명 모두 우승을 향한 강한 열정이 있었다"며 "선수마다 생각이 다를 수 있겠지만, 프로라면 상금보다는 명예와 우승이라는 목표를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불어난 상금규모는 선수들의 생활 수준을 올려 놓았지만, 우승을 향한 갈망은 꺾어 놓은 것 같다"고 덧붙였다.

김순신 기자 soonsin2@hankyung.com